골태기의 전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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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태기의 전설(2)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6.11 11:12
  • 호수 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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碧松 감충효 | 시인 / 칼럼니스트

나의 고향, 나의 삶 92
碧松 감충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충효
시인 / 칼럼니스트

모내기 할 쯤이면 내금부락 아저씨가
소 몰고 쟁기 메고 쟁기질 오시는데
골태기 끓인 국물을 너무나도 잘 드셨다.
 
 이 글의 주제인 골태기 이야기도 이른 봄부터 늦은 여름까지 일어나는 이야기다. 골태기란 물고기의 이름이 문학지, 인터넷 신문, 필자의 저서, 블로그 등에 올라가 많은 독자 분들이 알고 싶어 하기에 이런 글을 써 보며 필자만이 아닌 모든 분들이 공유할 수 있는 산 좋고 물 좋았던 각자의 고향을 추억해보는 기회가 되리라고 본다. 


 이 골태기는 생긴 모습이 좀 험상굿다. 울퉁불퉁한 큰 머리통에 눈은 퉁방울이고 입은 물메기 입처럼 넓고 크며 가시 같은 이빨이 뾰족뾰족 여러 줄로 나 있다. 몸은 유선형으로 아주 날씬하게 생겼고 몸의 색깔은 번득이는 진한 남색바탕에 쌀알보다 좀 작은 하늘색 점들이 형광으로 빛나는가 하면 어떤 개체는 갈색바탕에 역시 형광의 노랑, 회색 점들이 찍혀있기도 하다. 지금 생각하니 이 골태기는 이구아나, 청개구리, 메뚜기처럼 주위 환경에 따라 몸의 색을 바꾸는 재주를 지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주로 맑은 물의 큰 돌 밑에 숨어 살며 낚시에 지렁이를 끼어 담그면 순식간에 낚아채는 아주 성질이 급하고 용맹스런 놈이다. 


 이런 성질 탓에 낚시하는 사람들에게 짜릿한 손맛을 주는 물고기였다. 몇 년 전에 필자가 어느 책에 골태기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인터넷에서 골태기 사진을 겨우 찾아내 보관 중이었는데 컴퓨터 교체 때 날려버렸다. 그 후 국내의 몇 군데 하천에 갈 때마다 혹시 골태기란 놈이 사는지 눈여겨 살피기도 했는데 전문적인 탐색 답사가 아니어서 그런지 잘 보이지는 않았다.


 필자가 관찰하기로는 골태기란 이름이 표준말은 아닌 듯한데 어디서나 사는 것은 아니고 냇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강어귀의 냇물 쪽에 살며 자갈이 적당하게 깔리고 물은 1급수가 되어야 하며 수심이 너무 깊지 않은 곳에서 살았던 것 같다. 봄이 되면 날을 잡아 동네에서는 봉내의 잔디밭에서 봄놀이를 했는데 이 때 천렵을 하여 국거리를 마련하였고 주종의 물고기가 골태기였다. 골태기의 천렵법은 독특했는데 가마니 떼기를 둘둘 말아 길게 연결하여 장정 예닐곱 명이 자갈이 깔린 바닥을 좌우로 휘저으면서 학익진을 펼치며 물고기를 반두 쪽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천렵방법을 동네 사람들은 `곱시리 쓸기`라고 했다. 


 모인 사람들이 다 먹을 정도의 국을 끓일 수 있는 큰 가마솥이 설치되고 잠깐 동안 잡은 물고기로 국을 끓이게 되는데 또 다른 곳에서는 큰 돼지 한 마리를 삶게 되고 밥도 짓는다. 동네 농악놀이에 맞춰 덩실덩실 춤추는 사람, 윷놀이가 벌어지고 돌을 던져 나무 기둥을 맞히는 석사대회가 벌어지고 명중될 때마다 `간주야!` 하는 함성과 함께 특별히 초대한 여성 소리꾼과 농악대가 함께 노래와 음악으로 축하를 해주고 모래사장에는 청년들의 씨름대회가 벌어진다. 이 동네 축제는 며칠간 계속되면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어른들의 축제에 아이들도 신이 났었다. 놀이와 씨름, 천렵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이날은 먹거리가 풍부해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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