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냉철한 성찰`과 `담대한 전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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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냉철한 성찰`과 `담대한 전환` 시기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6.18 10:03
  • 호수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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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정현태 (전.남해군수)

LNG 화력발전소보다 더 좋은 녹색기업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정현태전.남해군수
정현태
전.남해군수

 10년 세월이 지났습니다. 2006년 남해군이 향우기업인 (주)백송과 조선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때부터 15년이 지났고, 조선산단 무산 뒤 고심 끝에 추진한 2012년 10월 10일 석탄화력발전소 유치 주민투표, 2014년 4월1일 IGCC 발전소 건설 제안.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의 LNG 화력발전소 건설 제안에 이르기까지, 10년이 넘는 긴 세월 속에 지역발전의 활로를 개척하려는 노력은 눈물겨운 시련과 좌절 속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남해군이 서면 중현지구를 중심으로 한 산업단지 조성을 시책으로 추진하게 된 배경은, 이곳은 광양만권 산업단지에 인접해 있어 농수산업도, 관광산업도, 심지어 펜션사업도 할 수 없는 조건이라, 산업단지 이외에는 다른 대책이 없다는 용역 결과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특히, 이 시기는 저출산 고령화와 인구감소 지역소멸의 위기 속에, 농어촌 선거구 통폐합, 시군구 자치단체 통합 위협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중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당시 남해군의 산업구조는 1차 산업인 농수산업이 68%, 3차 서비스산업이 29%였고, 2차 산업인 제조업은 3%에 불과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남해군은 연관산업이 없었기에 유치 가능한 산업은 조선소와 발전소뿐이었습니다. 재임 중에 삼성중공업과 조선산단 유치협약과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인한 무산, 2012년 석탄화력발전소 유치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 IGCC 유치협약 체결 등,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지역발전전략`을 채택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행정력을 쏟았던 저로서는, LNG 화력발전소 유치에도 당연히 찬성해야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러나, 저는 LNG 화력발전소 유치에 분명하게 반대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작년인 2020년 12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선언`을 통해 국가정책의 일대전환을 선언합니다. 이는 곧바로 더욱 강화된 탈석탄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구체화됩니다. 즉, 작년 연말인 12월 28일에는 그린뉴딜이 반영된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이 확정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당시 연료전지와 함께 신에너지로 분류되었던 IGCC가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배제가 된 것입니다. 그때부터 저는 화력발전소를 유치하여 남해군의 발전을 이루겠다는 전략은 어렵겠다는 최종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기후위기의 심화 속에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문명이 바뀌고 있고, 국가정책은 화석에너지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석유와 석탄과  LNG는 화석에너지로, 석유와 석탄은 이미 `좌초자산`이 되었으며, LNG는 곧 좌초자산이 되어 정부와 금융기관의 지원이 끊길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군이 LNG 화력발전소를 유치하려는 것은 전지구적인 담대한 전환에 역행하는 것이고, 국가에너지 전환정책에도 반하는 시대착오적인 것입니다.


 특히, 지금 전 인류에게 고통을 안겨 주고 있는 미증유의 코로나19 세계대유행(pandemic)은 온실가스 증대로 인한 기후위기가 그 근본원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탄소 배출을 줄여서 2050년에는 탄소 배출 제로 나라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 남해군을 기후위기 극복의
모범군, 그린뉴딜의 메카로!

 그렇다면 지금 우리 남해군의 대안은 무엇일까요?
 이 문제에 대해 `기후행동`은 <우리의 요구>에서 가장 먼저 "남해군은 LNG 화력발전소 유치의향서를 즉각 철회하고, 기후위기 비상선언 및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녹색 플랜`을 수립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남해군은 기후위기시대의 발전전략인, `녹색 플랜`을 전 군민들의 총의를 모아(필요하면 주민투표까지 고려) 수립해야 할 때입니다.


 녹색 플랜이 수립되면, 남해판 그린뉴딜이 필요합니다. 기후위기가 악화되면 식량, 물, 에너지, 환경 등 4대 위기가 닥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농업을 탈탄소농법으로 전환시키고 기후위기로 식량이 무기화될 때를 대비해 토종농사를 장려해야 합니다.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정책을 적극 추진하여 에너지 자립도시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가급적 빠른 기간 안에 전 자동차를 전기차로 교체해 나가는 것도 꼭 필요한 시책입니다. 


 그리고 서면 중현지구에는 녹색산업을 유치해야 합니다. 반도체 이후 전기 배터리산업이 미래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근 포스코(POSCO)는 철광소재를 이용해 전기배터리 음극 양극에 들어가는 소재산업을 미래 주력사업으로 잡았습니다. 조선산단 시절 광양제철에서 생산하는 선박용 후판을 지근거리에서 공급받듯, 우리도 중현산단에 전기배터리 소재산업을 유치한다면 백년번영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지사는 하동 갈사산단을 희토류 등 첨단신소재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첨단 IT산업의 소재로 활용되는 희토류는 북한이 세계 매장량 2위입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연동되겠지만, 우리 남해 중현지구도 중장기적으로 첨단신소재산업단지로 조성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시구처럼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은 있습니다." 아니, 우리 스스로 봄길이 되어야 합니다. 일등군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간다면 LNG 화력발전소가 아니더라도, 더 좋은 꽃길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6월 8일 남해 기후위기 비상행동 준비위원회가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우리 눈앞의 일시적인 경제적 이익 때문에 화석에너지 발전소를 유치한 `검은 세대`가 되지 말고,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물려 준 자랑스러운 `녹색세대`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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