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섬유, 기능성 섬유, 방적사 원단 등 생산 수출
토목섬유 전문업체인 동우산업을 운영 중인 강혜은(56) 대표를 만났다. 강 대표는 남면 평산 출신으로 해성중학교(32회)와 진주 선명여고를 졸업한 후 서울에 터를 잡았다. 결혼 후 2003년 남편과 함께 원단제조업체인 동우산업을 설립해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토목공사에 사용되는 부직포와 마스크 원단, 기능성 원단 등 다양한 원단을 생산 중인 동우산업. 남해의 여성답게 꼼꼼하고 당차게 사업체를 운영 중인 강혜은 대표. 그가 키워 온 동우산업 이야기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스토리를 들었다.
비산방지매트 특허와
기능성 원단 주력
집안의 맏딸로 태어나 가장 역할을 해야만 했던 강혜은 대표의 유년기는 고단함의 연속이었다. 맏이의 역할을 위해 결혼 후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동생 셋을 키워야 하는데 그냥 월급만 받아서는 뒷바라지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편과 동우산업을 설립했다. 당시 시가 쪽 어른이 부직포 공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 인연으로 원단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첫 아이를 낳아 키울 때는 처음 시작한 사업이라 수입이 거의 없어 강 대표가 직장을 다녀야만 했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 아이를 데리고 이 회사로 출근해 관리업무를 봤다. 둘째가 태어날 즈음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과 함께 회사를 경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남편은 영업을 강 대표는 관리를 도맡았다.
남들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일해 동우산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했다. 초창기 주력 제품은 토목공사용 부직포였다. 비산방지매트는 특허까지 출원했다.
"원단이라고 하면 주로 의류용을 생각하지만 부직포와 원단이 접목을 하면 산업자재로 탈바꿈한다. 특히 토목공사 중 발파를 할 때 반드시 덮고 사용해야하는 비산방지매트는 원단과 부직표를 결합한 제품으로 우리 회사가 특허를 출원해 생산하고 있다."
코로나 후 경기 회복 중 수출 증가
토목용 부직포에서 출발해 지난해는 마스크용 원단, 기능성 원단까지 생산 분야를 확대했다. 최근에는 방적사 원단 수출 활로가 확보되면서 또 한번의 성장을 노리고 있다.
"코로나로 한동안 내수가 부진해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조금씩 경기가 회복되는 중이다. 올 상반기에만 50억 정도 수출 계획이 잡혀있어서 다시 한 번 경영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열심히 노력해서 탄탄한 업체로 성장시키고 싶다."
수출 주력 품목은 cm30s, cvc30s 등 방적사 원단이다.
지난해 마스크가 귀했던 시절에는 항균 기능성 원단을 생산해 마스크의 원활한 공급에도 일조했다.
글쓰는 CEO
지난 세월 담은 책 내고파
사업을 하며 몇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회사 조직도 정비하고 1남 1녀 자녀들도 성장해 한결 수월하다는 강 대표.
몇 년 전부터는 고려대학교 온라인마케팅 과정에 등록해 온라인 마케팅을 사업에 활용 중이다. 뿐만 아니라 어릴 때부터 꿈꿔오던 작가의 꿈도 키워가는 중이다.
"저도 나름 문학소녀였어요. 동생들 뒷바라지하고 애들 키우느라 못했던 내 꿈을 키우고 싶어 `글쓰는 CEO`라는 블로그를 만들어 틈틈이 글을 올리고 있다. 언젠가는 이 글을 모아 책도 만들고 싶다"
밝게 웃는 강대표의 얼굴은 고생이라고는 모르고 자랐을 것 같지만 언뜻언뜻 내비치는 옛이야기에는 고단함이 뚝뚝 묻어있다. "중학교 시절 정말 진주로 가고 싶었다. 그런데 원서 살 돈이 없어서 결국 포기하고 있었는데 원서를 사온 친구가 포기하면서 진주로 나올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50대 중반을 넘어선 강 대표는 이제는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이루고 있는 중이다. 일, 운동, 삶, 배움, 글쓰기 무엇하나 소홀히 하는 것이 없다. "내 고향 평산은 언제나 가고 싶은 곳이다. 그곳에 살 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고향을 떠올릴 때마다 코끝이 찡해진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이어 "고향이 자랑할 수 있는 기업으로 키워보고 싶다"는 각오도 함께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