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디저트 공방 꿈꾸며 남해만의 레시피 개발
상태바
한식 디저트 공방 꿈꾸며 남해만의 레시피 개발
  • 김희준 기자
  • 승인 2021.07.16 10:03
  • 호수 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는 남해人 | 김병규·김해란 부부

IT전문가 남편, 한식 디저트 달인 아내
귀농과 귀촌 꿈꾸지만 기러기 가족
지난 1월 남해로 귀촌한 김병규·김해란 부부.
지난 1월 남해로 귀촌한 김병규·김해란 부부.

 IT전문직으로 혼자 살며 한 달에 두어 번 남해에 가족을 찾아오는 김병규(서울, 47) 씨는 올 때마다 아내가 안쓰러우면서 한편 얄밉다고 말한다. 아내 김해란 씨가 고현면에서 혼자 세 아이를 돌보며 낯선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이 안쓰러운 것일 테고 얄미운 이유는 뭘까.

김해란 씨의 한식 디저트 누룽지 초코바와 단호박 양갱, 금귤 정과.
김해란 씨의 한식 디저트 누룽지 초코바와 단호박 양갱, 금귤 정과.

 

어쩌다보니 기러기 아빠
 지난해 전국적인 화제를 일으킨 고현초(교장 백종필)와 도마초(교장 정금도)의 학교 살리기는 두 교장의 헌신과 지역공동체의 협력으로 인구유치까지 실현하며 고현면 빈집을 줄여나갔다. 김병규, 김해란 부부는 지난 1월 25일 남해로 이주해 그 빈집 중 하나를 채웠다. 온 가족이 이주할 계획이었으나 적당한 집을 구하지 못해 병규 씨는 홀로 직장이 있는 서울로, 아내 김해란 씨가 3남매를 데리고 달실마을로 먼저 들어왔다. 모든 귀촌인이 마찬가지겠지만 주거, 아이들 적응, 먹고 살 궁리로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남해 이주 반년차, 어렵사리 마련한 달실 보금자리와 정영옥 천동 이장의 보살핌으로 마을에 적응해가는 중이다.남편 병규 씨는 합천 출신으로, 귀농 욕심이 있고, 해란 씨는 도시와 차별화된 아이들 학교 교육과 자아실현에 욕심이 있다. 세 아이들은 고현초에 적응해 학교 생활이 재밌다지만 매일 보던 아빠 얼굴은 한달에 2번 정도밖에 못 본다. 병규 씨는 기업들의 WAS서버를 관리하는 IT전문가. 남해에는 관련 일자리가 마땅치 않아 당분간 서울과 남해를 오가는 생활이 계속될 듯하다고. 아내가 얄미운 이유는 본인도 귀농·귀촌을 원하지만 아직은 불안감 때문에 일하는 틈틈이 귀농교육만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한식 디저트 구절판은 그녀가 자랑하는 아이템.
한식 디저트 구절판은 그녀가 자랑하는 아이템.

남해는 블루오션
생각 바꾸면 즐거움 가득

 해란 씨는 "남해 생활이 너무 재밌어 행복 느껴, 오지 못한 남편이 항상 질투한다. 남해가 제주도보다 좋다는 걸 모르는 사람 많아 안타깝다"며 아쉬운 점으로 곳곳에 버려진 빈집이 경관을 해치는 것, 중·고교와 연계해 내실 있는 초등수업이 됐으면 한다는 점, 구직이나 창업지원이 원활했으면 하는 점 등을 꼽았다. 


 그녀는 음식 문화재 대회 등에서 수상경력이 많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식 디저트에 관심을 두고 수년째 전문교육 수강과 실습에 주력하고 있다. 3월에 선정된 귀촌인 대상 리빙랩 프로젝트 주제도 한식 디저트다. 레시피를 개발해 음식을 만들어 지역주민, 불우한 이웃과 나눔으로써 여성이 주체가 돼 지역에 동화되는 것으로 프로젝트가 완성된다는 기획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시식회를 준비 중인 상태지만 코로나19로 발목이 잡힌 상태다. 


 "생각을 바꾸면 남해는 블루오션이다. 어디서도 본적없는 레시피를 만들고 나만의 공방에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재능을 나누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란 씨는 시종 밝은 성격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변에 전했다.


 이들에게서는 소위 `주민과의 갈등`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다른 고민은 주거와 직업이었다. 이 두 가지는 이 부부와 같은 귀촌인뿐만 아니라 인구소멸을 대하는 지역사회가 같이 풀어야 하는 숙제인 듯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