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마늘&한우 축제 | 온라인 성공거둔 마늘&한우축제, 군민위안 잔치로 선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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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마늘&한우 축제 | 온라인 성공거둔 마늘&한우축제, 군민위안 잔치로 선회하나
  • 김희준 기자
  • 승인 2021.07.23 10:01
  • 호수 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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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프로그램 인기몰이 실감
대면행사 부재로 군민들 호응과 관심 끌기는 실패
장 군수 "군민 위안·관광형 병행 방식 축제 제안도
지난 16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마늘&한우 축제 추진결과를 논의하는 군관계자들.
지난 16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마늘&한우 축제 추진결과를 논의하는 군관계자들.

 남해군 최초의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형 축제, 코로나19 속 열린 최초의 축제, 남해관광문화재단이 처음으로 맡아 운영한 축제 등 제16회보물섬 마늘&한우축제는 `온라인 축제`의 성공 가능성과 축제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는 반대로, 축제 기간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켰지만 군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바람에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는 일도 벌어졌다.


 마늘&한우축제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지난 16일 군청 대회의실에서는 제16회 보물섬 마늘&한우축제 추진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장충남 군수와 정중구 문화관광과장, 박철정 기획성과담당관 조영호 관광문화재단 본부장, 이임옥 농업기술센터소장, 민성식 농업기술과장, 김인수 농축산과장, 등 13명의 군 관계자가 모여 축제 결과를 두고 소통했다.

발열체크를 3번씩 실시하고 하차를 금지하는 등 방역대응은 철저했다.
발열체크를 3번씩 실시하고 하차를 금지하는 등 방역대응은 철저했다.

데이터로 본 마늘&한우축제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비대면 중심으로 지난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는 재단 축제예산 3억6천만원 중 2억4천여만원이 집행됐다. 


 랜선 개막식으로 시작된 첫 날, 퀴즈쇼와 쇼핑라이브, 밀키트 런칭쇼 등을 4만5천여명이 실시간 시청했으며 이후에도 매일 3만여명의 시청률을 유지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비대면 축제 진행은 크게 △오픈스튜디오 운영 △홍보영상 제작과 보도자료 배포 △홍보 이벤트로 나눌 수 있는데, 이를 통해 5일간 20만1856명이 온라인으로 축제에 참여해, 쿠팡·위메프·남해몰 등 대형 오픈마켓으로 벌어들인 온라인 판매액은 1억9천여만원에 달한다.


 드라이브스루로 진행된 오프라인 판매까지 합하면 총 4억여원을 판매한 것으로, 온·오프라인 합계 △마늘 약 51톤 △한우 4400여만원(온라인 1600여만원, 오프라인 2800여만원) △단호박 약 3.2톤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축제 대신 치러진 농특산물 판매행사에서 △마늘 41톤 △한우 7000여만원어치가 판매된 것과 비교해 마늘 판매는 오히려 늘었고 한우판매는 줄어든 것. 한우의 경우 현장 시식이 불가하다는 점과 작은 부스, 고기를 실제로 보고 살 수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의외의 복병, 미니 단호박
 마늘&한우 축제임에도 특별한 홍보없이 단호박 3.2톤이 출하돼 판매액 1500여만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3.9%를 차지했다. 한우 온라인 판매액과 유사한 수준이고, 적은 비율이지만 미니 단호박 자체 인지도로 남해몰에서만 판매된 것이란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미니 단호박은 맛과 영양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타고 있는 데다 재배기간이 짧고 수익이 좋아 농가에서도 인기인 작물이다.

축제 결과에 대한 군 관계자 의견
 장충남 군수는 "오랜 준비기간과 의견수렴에도 불구, 마늘값이 상승해 물량공급에 차질을 겪었고 코로나19가 악화되는 등 악조건에도 불구, 온라인 방식을 병행해 홍보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축제보다는 고생한 농민을 위안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잔치와 같은 성격이 되려면 관광문화재단보다는 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하는 게 더 성격에 맞지 않나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후 진행된 결과 보고에서 주요 문제로 제기된 것들은 △타지역 업체의 행사용역 독점 △마늘 물량 수급 △한우 판매 부진 △축제의 방향성 등이었다.


 행사용역 문제는 애초에 입찰한 5개 업체가 모두 다른 지역 업체였다. 이에 대해 군내 업체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컨소시엄 등을 통해 최대한 참여시켜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마늘 물량 수급 문제
 마늘 물량 수급 문제는 매년 제기되던 것으로, 이번 축제의 경우에도 축제 시작 하루 이틀 만에 확보 물량이 거의 동이 나 코로나19로 현장 판매가 중지되지 않았다면 더 민망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마늘가격이 연일 상승해 축제 현장판매보다 경매가격이 더 높은 상황이 벌어지자 농가가 물량 출하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 판매가의 확정 지연은 온라인몰 입점 지연으로도 이어져, 검색 상위노출이 늦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일옥 남해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농협, 민간 등의 판매단체를 통해 가격을 예상해 1회에 모든 축제물량을 확보하고 택배와 포장비용만 지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정중구 문화관광과장은 "축제 방향성을 명확히 해야한다. 과거 군민 위안 성격의 축제는 외지인보다는 군민의 참여와 소비가 많았지만 지금은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군민위안과 관광형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마늘&한우 축제 이관
어떤 변수가 될 것인가

 코로나19는 어떤 이유건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언제 끝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다.


 예전부터 가르치길, 사람은 모여서 사회를 만들고 그 사회에 잘 적응하는 것이 옳은 일이었다. 축제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고 먹고 마시고 떠들어대며 울분을 토하기도 하고 웃고 즐기고 다투다 화해하는, 부대낌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편이다.


 대체 코로나19 시대에 축제가 어떻게 어우러져야 하는 걸까?


 이번 마늘&한우 축제는 처음 시도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형 축제로서 드라이브 스루와 오픈 스튜디오 운영의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됐다. 적은 홍보비에 대비해 좋은 판매액을 기록해 코로나 시국에 대형 축제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농특산물의 물량확보문제, 택배발송 혼선, 미온적인 협조관계, 군민 관심 부족과 같은 문제점들도 드러났다. 


 군민 참여와 관광객, 원격지의 온라인 구매자,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면 오픈스튜디오와 같은 온라인 서비스와 현장 공연이나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지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집단면역 상황이 하루 빨리 도래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방안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축제를 끝으로 마늘&한우 축제는 남해관광문화재단에서 농협기술센터 농축산과로 이관된다. 올해 하이브리드형 축제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장점을 잘 파악해 이름뿐인 축제가 아닌, 진짜 축제를 군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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