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옮겨 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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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옮겨 심을 때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8.05 11:11
  • 호수 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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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가게나 사무실을 오픈하면 화환이나 화분을 주고받는 것이 요즘 추세이다. 화환은 입구에서 개업을 알리는 의미로 며칠 세워두다가 다시 꽃집에서 수거해가지만, 화분은 받은 이가 잘 관리해야 해 여간해서는 살리지 못하고 쉽게 죽이기 일쑤다. 


 우선 보기 이쁜 서양란과 전문 지식이 없으면 키우기 힘든 수종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게를 줄이려 화분의 절반 이상을 스티로폼을 채웠기에 수분조절이 힘들고 주로 실내에 두기에 빛 조절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몇 번의 경험이 있어 지난번 개업에 들어온 화분은 직원들과 분갈이하며 모두 살려 필요한 만큼만 남기고 주위 사람과 나누고자 했다.


 하지만 결국 나누어주고 매장에 남긴 것 중 반 정도밖에 살리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키우는 수많은 식물은 대부분 주변 자연에서 보기 힘든 종이 많은데 물을 주고 온도를 관리하다 보면 어느 사이 정이 들고 일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키우는 화분 중에 유독 강한 생명력과 뛰어난 발육상태를 보이는 수종은 잎과 나무의 성장만 바라보다 분갈이 시기를 놓치기도 하는데, 문제를 인식할 때쯤엔 벌써 뿌리는 좁은 화분 안에서 윗부분의 성장과 맞추지 못하고 기형으로 자라거나 서로 부딪혀 괴사하기 시작하여 낭패를 보기도 한다.


 비단 식물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도 꼭 화분에 심어진 식물처럼 화려한 꽃과 탐스러운 열매 맺는 것에 열중하여 기본인 뿌리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아 보인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모두가 어렵고 자유롭지 못한 지금의 시기가 오히려 눈에 보이는 성장보다 기본인 뿌리의 관리에 힘쓰라는 계시가 아닐까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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