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가슴에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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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가슴에 달고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8.13 10:57
  • 호수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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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스포츠를 통한 인간의 완성과 국제 평화의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은 코로나19의 범유행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돈이 모든 것을 우선하는 경제 논리에 맥없이 무너져 내렸으며 `승리보다는 참가, 성공보다는 노력`이라는 가치마저 종합 1위를 놓친 것에 지나치게 분노하는 중국의 일부 네티즌을 보면서 무참하게 짓밟힌 듯하다.


 값진 땀을 흘린 모든 대한의 선수에게 메달에 상관없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지만, TV화면에 비친 선수들의 가슴을 보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몇 년 전 한국경제를 파탄 내려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단행한 수출규제와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독도마저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그들의 만행에 분노한 우리는 불매운동에 나섰다.


 그중 독도를 뺏으려 하는 극우 단체에 후원하는 업체는 더욱 강한 불매운동을 하는 실정이다. 그것도 모자라 올림픽 기간에 제작한 일본 지도에 독도를 표기해 더욱 감정이 불편한 지금 태극기 맞은편 가슴에 선명하게 박힌 그들의 상표를 보자니, 아무리 나라 간 감정과 스포츠를 분리해 생각하려 해도 좋은 감정으로 시청하기는 힘들었다.


 모든 분야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일본을 뛰어넘는다고 자부할 수 있는 지금, 얼마만큼의 후원을 받는지는 몰라도 문제의 상표를 태극기 맞은 편 가슴에 달게 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지난 베이징올림픽에 야구 종목은 우승했기에 많은 기대를 하였지만 6개 참가국 중 4위에 그치고 말았다. 성적에 실망하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보다 가슴의 상표가 더욱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 다시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는 일본을 바라보며 거울에 비친 가슴을 확인해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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