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빈집 1900동 추정 … 귀촌인 주택문제 해결책으로 적극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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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빈집 1900동 추정 … 귀촌인 주택문제 해결책으로 적극 활용해야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8.23 16:33
  • 호수 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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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재생 프로젝트 | 빈집에 생기를, 지역에 활기를 ⑤
올 4월에 마친 남해군 빈집실태조사에 따르면 군내 빈집은 1900동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더 추가된 조사를 바탕으로 빈집 정비·활용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사진출처 : 남해시대 DB〉
올 4월에 마친 남해군 빈집실태조사에 따르면 군내 빈집은 1900동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더 추가된 조사를 바탕으로 빈집 정비·활용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사진출처 : 남해시대 DB〉

 빈집은 일종의 `징후`다. 빈집에는 해당도시의 인구구성 문제, 일자리와 복지 문제, 고령화 문제가 담겨 있다.
 남해군은 현재 인구가 4만3천명 이하이며 저출산고령화 경향으로 이마저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내 인구소멸지역 5위 안에 드는 지자체이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38%가 넘는 초고령사회다. 
 올해 초 청년혁신과 남해정착지원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 귀농귀촌인구가 308세대였다면 2020년에는 1217세대로 많이 늘었다고 한다. 눈에 띄는 점으로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로 고르게 늘고 귀농인보다 귀촌인이 전반적으로 많이 늘어나는 추세라 귀촌지원에 좀더 역점을 둘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귀촌 동기 역시 교육, 휴양, 사업 등으로 다양해졌으며 1인가구 전입도 799세대로 많이 늘어 지원정책의 다각화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출생자보다는 사망자가, 전입자보다는 전출자가 많아 지금도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다.
 문제를 타개하고자 군에서는 귀농인의 집, 귀농귀촌 아카데미 등과 같은 각종 귀농귀어귀촌 정책, 청년 한달살기 프로젝트, 청년빈집프로젝트 같은 청년지원사업, 작은학교살리기 프로젝트 등 각종 인구유입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주택문제다. 청·장년층이 떠난 마을에 해마다 빈집은 늘어나지만 정작 집이 필요한 귀농·귀어·귀촌인과 청년들은 마땅한 살 집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군 도시건축과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실시한 빈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을 이장 등을 통한 전통적인 탐문조사에서 나타난 947동 외에 한전의 주택용 전력 사용량을 마을 단위로 점검해 연간 사용량이 거의 없는 집을 추려낸 결과 900여동이 더 파악됐다고 한다. 현재 남해군의 빈집은 대략적이지만 약 1900동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군 도시건축과 관계자는 "기존 947동 외에 900동 정도에 대해 추가로 빈집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빈집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정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별도의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규모는 작지만 군비로 동당 2백만원씩 20동 정도의 빈집 수리비를 하반기 추경예산에 반영해놨다"고 밝혔다.
 

이번 빈집재생 프로젝트 기획취재에서 자문을 해준 오민근 창연 대표. 오 대표는 남해 지역 특성에 맞는 빈집종합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빈집재생 프로젝트 기획취재에서 자문을 해준 오민근 창연 대표. 오 대표는 남해 지역 특성에 맞는 빈집종합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빈집은행·빈집공유 등 다양한 정책 제안돼
 이렇게 빈집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효과적인 빈집활용 정책은 아직 시작도 못한 단계이고 다양한 동기로 남해에 정착하려는 이들은 늘고 있지만 주택정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오민근 창연 대표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시행할 수 있는 밑그림이자 비전, 방향성이 먼저 설정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빈집현황 파악부터 하고 각 지자체에 맞는 빈집종합정보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사실 이 작업은 경남도 등 광역지자체나 국가에서 하는 게 맞지만 일본만 하더라도 필요하니까 기초지자체에서도 해나간다. 일본은 빈집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빈집은행, 빈집 프로젝트를 여러 지자체에서 굉장히 많이 시행하고 있다. 남해군도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갖고 지역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운용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서 "빈집이라고 하면 주택만 있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비어있는 구조물이다. 거기에 사람사는 집, 물건 보관하는 창고도 있다. 남해군에 비어 있는 건물, 구조물이 어떤 게 있는지 유형별로 조사하고 그 다음에 그 빈 구조물에 대한 특이사항, 스펙을 파악해야 한다. 언제 지어졌고 지어진 기법, 구조물의 안전성 등을 조사해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한 빈집 정보를 남해군도 가지고 있어야 전입자의 요구와 필요에 맞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요즘 빈집은행과 함께 `빈집공유제`라는 개념이 빈집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문환 하동주민공정여행 놀루와 대표는 "집의 노후 정도에 따라 3년부터 10년까지 의무적 임대기간을 차등 결정하고 그 차등만큼 수리비용을 들여 수리한 후 청년, 예술인, 귀농귀촌인 등에게 무상 또는 적절한 비용으로 임대하자"는 빈집공유제를 제안한 바 있다. 수리에 들어가는 비용만큼 최소 임대기간을 정해 빈집을 임대해주자는 것이다. 이는 빈집 소유주나 빈집을 임차하는 귀촌인, 지자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제안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앞서 소개한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마을호텔 18번가, 군산시 월명동 우체통거리처럼 남해군도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특성에 맞는 마을재생, 빈집재생의 성공사례를 만들어나가길 바라며 기획연재를 마친다.
 김수연 기자 nhsd@hanmail.net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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