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면으로 오시다!" 외침, 전국에서 메아리로 응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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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면으로 오시다!" 외침, 전국에서 메아리로 응답하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1.08.23 17:18
  • 호수 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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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고현면 인구유치와 학교 살리기 홍보 캠페인 후 1년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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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최단 기간 37가구 180여명 인구유치
전국 최초 1면 2개 학교 살리기 성공 사례
후배들과 고향 위해 빈집 임대 ··· 1인 1구좌 갖기 필요
지난해 7월 28일 고현면 탑동 일대에서는 `남해군 고현면 인구유치와 학교 살리기 홍보 캠페인`이 펼쳐졌다.
지난해 7월 28일 고현면 탑동 일대에서는 `남해군 고현면 인구유치와 학교 살리기 홍보 캠페인`이 펼쳐졌다.

 `남해군 고현면 인구유치와 학교 살리기 홍보 캠페인(이하 캠페인)`이 있은 후 1년이 지나고 있다.
 고현초등학교(교장 백종필)과 도마초등학교(교장 정금도) 두 학교의 교장은 지난해 3월 1일자로 부임하자마자 폐교 직전의 학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동행`이라는 것을 찾아냈다.
 일부는 격한 공감과 동참을, 누군가는 불안한 시선을, 누군가는 무관심을, 또 누군가는 방해하기도 했던 캠페인은 남해군 비롯한 대한민국 역사에서 교육의 중요성과 인구유치 연관성, 농어촌이 살아남는 방법을 제시하는 족적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자연스레 전국 최초의 역사들도 기록하게 됐다.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전국에서 37가구 180여명이 고현면으로 전입했고, 1면 2개교 학교 살리기까지 성공했다. 특히 빈집에 전입자들이 입주하는 만큼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각 마을주민으로서 융화되는 조화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작은학교 살리기와 관련해 많은 지자체가 도전했지만 이렇게까지 월등한 성공사례는 없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바로, 경남과 전남에서 4~5개의 폐교 위기의 학교를 구해낸 장 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이 고현초를 방문해 작은학교 살리기의 선진지로서 극찬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전학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고, 신문과 방송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이 사례를 소개했고 지금도 관심을 갖고 있다.
 큰 업적에는 늘 희생과 많은 사람의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다. 각 마을의 이장, 빈집을 제공해준 집주인, 고현면 기관단체, 새남해농협, 두 학교의 동문 등 열거하려면 끝도 없다. 모두 뜻을 모아줬기 때문에 기적이 일어났다.
 물론, 아무리 큰 업적을 달성했다고 해도 부족함과 개선점이 없는 건 아니다. 많은 인원의 도움이 필요했던 만큼 대인관계에서 삐걱거리기도 했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탓에 공익적인 목표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양보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일자리 보다 안정적인 집이 우선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점은 `일자리 부족`이었다. 물론, 도시에서 누릴 수 없는 다채로운 교육과정체험, 사교육 없는 방과후활동 등 `교육`이 0순위인 것은 확실했다. 전입한 학부모들과 얘기를 해보니 `안정적인 주거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백종필, 정금도 교장이 휴일 없이 빈집을 구하러 다니는 모습을 보면 감사한 한편, 안타깝기도 하다. 두 사람은 남해가 고향도 아니고 일정 임기를 채우고 나면 남해를 떠날 운명인데도 물심양면으로 학교 살리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스레 숙연해진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전입한 학부모들이 올해 새롭게 전입하고 있는 학부모들을 위해 도배, 장판, 보일러, 수도 시설 설비 등 다양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일손을 거두는 이상적인 바람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집이란 사람이 살아야 관리도 되고 노후화를 막을 수 있다. 나아가, 빈집은 빈집 하나의 개념을 넘어 지역을 살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고현면을 넘어 남해군 전체 빈집 소유주들의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동문들에게 호소
 많은 인원이 전입한 만큼 다양한 교육활동에 대한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는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제한된 예산 속에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보니 학교에서는 동문들에게, 면민들에게 손을 내밀게 된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교직원들은 일정 기간이 되면 학교를 떠나게 된다. 그러나 학생은 전학을 가지 않는 이상 영원히 고현초·도마초 졸업생으로 남는다.
 남해군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학연, 혈연, 지연등 지역성이라는 끈끈함 때문이었다. 학교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거나 없었던 사람들도 학교 살리기를 위해 애정을 쏟고 있다.
 현재 고현초·도마초는 동문들을 대상으로 1인 1구좌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학교를 어렵게 살린 만큼 역사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동문들의 크고 작은 관심이 절실한 때이다.
 지난해 7월 28일 고현면 탑동 일대에서는 남녀노소 모두가 "고현면으로 오시다!"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 간절한 외침은 그때도,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메아리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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