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부터 손녀까지 모녀 3대 바래길 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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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부터 손녀까지 모녀 3대 바래길 완보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21.08.24 14:18
  • 호수 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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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순 향우회장 딸 홍석경 박사
외손녀 장한나 씨 바래길 완보증 받아

강한 남해여인의 피를 이어받은 모녀 3대가 남해바래길을 완보해 화제다. 재경남해군향우회 구덕순 회장과 그의 딸 홍석영(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실장·외상외과 교수) 박사와 외손녀 장한나(중앙대 영화과) 씨다. 여기에 키우던 애완견 텔라까지 함께해 추억을 함께 쌓았다. 〈사진〉
구덕순 재경남해군향우회장은 지난 1월 2일 두 번째로 남해바래길을 완보했으며 그의 딸과 외손녀는 3월부터 바래길 걷기를 시작해 8월 3일 완보증을 받았다.
장한나 씨는 "서울에서 태어난 나에게 외할머니의 고향 남해는 고향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할머니가 머물던 동비마을 `소소정`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었는데 할머니가 올해 바래길을 걷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와 함께 걸어보고 싶어졌다"고 말한다.
서울에 살고 있는 홍 박사 모녀는 3월부터 주말이면 남해에 내려와 2~3개 코스를 걷는 것으로 바래길 완보에 도전했다.
구덕순 회장은 "딸과 외손녀가 나를 따라 걷기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바쁜시간에 먼 곳까지 다니며 걸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는데 이렇게 완보를 해서 무척 기특하게 생각한다"며 흐뭇해했다.
바래길 걷기를 마친 홍 박사 모녀는 남해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창선면의 끝없이 펼쳐진 고사리밭길을 걸으며 환상적인 풍경에 취했고, 지족해협을 따라 늘어선 죽방렴을 바라보며 옛 선조들의 어로방식에 탄복했다. 고목들이 우거진 물건방조림 숲길을 걸으며 자연과 조화된 조상들의 삶을 체험했다. 또한 이국적인 독일마을을 거쳐 끝없는 마을 뚝방길을 걸어 내산저수지를 지나 편백숲에서 비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식혔다.
홍석경 박사는 "전망좋은 능선길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수평선 상의 작은 섬들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또 편백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청량감을 더해줬다. 걸어서 자연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으면 몰랐을, 그래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며 완보 소감을 전했다.
장한나 씨는 "서포 김만중 유배지인 노도를 바라보던 바닷가 마을의 벽화가 그려진 마을길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어느 숲속 좁은 오솔길에서는 잘못하면 바다로 풍덩할 것 같은 아찔함에도 그 절경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고 소감을 전하며 "대학을 졸업해 영화를 만들게 되면 바래길을 걸었던 남해의 배경들을 바탕으로 멋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두 사람은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로 의료봉사를 다녔지만 남해처럼 아기자기하게 아름다운 곳은 없었다며 입을 모았다.
구덕순 회장은 "내 부모와 내가 자란 곳을 딸과 손녀가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며 "삼대가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생겨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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