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값 좋다고 재배면적 급격하게 늘리는 것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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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값 좋다고 재배면적 급격하게 늘리는 것 맞지 않다"
  • 한중봉 기자
  • 승인 2021.08.26 17:26
  • 호수 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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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태문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사단법인 한국마늘연합회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가 지난 3일 회원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최근 국산 마늘가격 상승으로 종구마늘 수입이 폭증하고 있다. 일부 농가의 무분별한 수입 종구 사용으로 애써 올린 마늘가격에 크나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무분별한 재배면적 확대는 2018년, 2019년도의 가격폭락 전철을 다시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아울러 한국마늘연합회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는 다음날인 지난 4일 "전국 마늘 재배면적 2만5천ha 넘으면 가격하락 우려가 있다"며 "올해만큼만 파종해 적정 가격 보장받자"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본지에 보낸 바 있다. 지난 17일 2021년 생산자 역량 강화 교육과 의무자조금 교육을 위해 고향 남해를 찾은 이태문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을 만나 국내 마늘 산업을 진단해 봤다 . 〈편집자 주〉

우선 한국마늘연합회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가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말해달라 = 한국마늘연합회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마늘자조금)는 농수산 자조금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이하 자조금법)에 의거해 설립된 단체이다. 우리 마늘 자조금은 생산자와 농협의 거출금과 정부 보조금으로 조성된 금액을 이용해 수급 안정을 통한 농가 생산비 보장 사업과 경쟁력 제고 사업, 생산자 교육 사업, 소비홍보 사업 등을 하는 단체이다.
 
실무책임자를 맡게 된 까닭과 일한 지 얼마나 됐으며 그동안 일하면서 느낀 점을 전한다면 = 농식품부와 농협경제지주, 그리고 주산지농협 조합장님들과 생산자가 함께 마늘의무자조금을 추진하면서 마늘 자조금은 생산자가 중심이 되어 운영되어야 한다는 원칙으로 전국생산자협회에서 사무국장을 요청받았고, 제가 짊어져야 할 무게라 여겨 일을 하게 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근무를 했으니까, 한 9개월 정도 된 것 같다. 거의 정신없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래도 항상 현장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늘의 농번기도, 농한기도 주로 전국의 주산지를 다니고 있다.

 

올해 마늘의 산지 가격이 좋다 보니 3월부터 예년에 없었던 신선마늘(통마늘)이 360%의 관세를 물고라도 많이 들여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 마늘들은 상당 부분 종자마늘로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라 "수입종구의 사용은 국산마늘 시장을 힘들게 한다"는 취지로 같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게 되었다. 수입 종구를 사용하면 계약재배와 채소안정제 등 정부와 관련된 사업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지난 3일과 4일 문자 메시지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올해 마늘 과잉재배가 우려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농업현장 분위기와 종구 수입 상황은 어떤가? = 마늘가격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현재까지 산지 가격이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22년산 마늘의 과잉재배를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 마늘가격이 좋다고 내년에도 반드시 좋을 수는 없다"는 취지로 8만명의 전국 마늘 생산자들에게 문자메세지를 발송하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 마늘의 산지 가격이 좋다 보니 3월부터 예년에 없었던 신선마늘(통마늘)을 360%의 관세를 물고라도 많이 들여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 마늘들은 상당 부분 종자마늘로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라 "수입종구의 사용은 국산마늘 시장을 힘들게 한다"는 취지로 같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게 되었다. 수입 종구를 사용하면 계약재배와 채소안정제 등 정부와 관련된 사업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남해의 경우 면적 축소와 생산량 감소로 마늘 주산지에서 제외되면서 재배면적 늘리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강한 반면 한국마늘연합회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는 현행 면적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 남도마늘의 주산지인 우리 남해의 경우처럼 남도마늘 주산지는 대부분 급속하게 재배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제일 큰 원인은 대서종(스페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잘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2000년대 초 한·중 마늘 협상 이후 꾸준하게 늘어나 이제는 1년에 5만톤 정도의 냉동마늘(양념용)이 남도마늘의 시장을 잠식한 것도 큰 이유이다. 지난해 남도마늘의 파종면적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남도마늘 가격은 현재 대서마늘보다 조금 높게 형성되어 있다. 물론 남해의 경우 일정하게 마늘의 재배면적은 유지돼야 한다. 그렇다고 또 급격하게 늘이는 것도 맞지 않은 것 같다. 600ha 정도의 재배면적으로 유지해 나가면서 마늘의 자급률을 높여가며 재배면적도 일정 정도 늘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사실은 남해의 경우 더 늘이자고 해도 쉽게 늘여지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기초지자체의 경우 생산 장려형의 농정이 펼쳐지는 경우가 많은데, 마늘산업연합회 등에서는 주요품목에 대해 기초, 광역 쿼터(평년 경작면적 수준)를 설정해 적정재배면적의 유도를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 놓은 바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 저는 가능의 여부를 떠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마늘만 해결하자고 해서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내 땅에서 내가 심자"고 하는데 막을 수도 없다. 그러나 최소한 예전의 농정처럼 다른 지역에서 이 농사를 하니 돈이 된다더라 그래서 신활력사업이다 신소득사업이다 해서 늘여서는 되질 않는다. 쌀과 김치로 대표되는 우리 국민의 밥상에 많이 올라가는 16개 품목부터 수급조절형 농정을 유지하면서 생산비가 보장되는 방향으로 잡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우선 마늘부터 해보고, 이것을 넓혀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적정면적 재배와 아울러 마늘 재배의향 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재배의향 조사가 왜 중요하며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가? = 지금까지의 수급정책은 사후 수습형 농정이었다. 마늘을 다 심고 나서 캘 때가 다 되어서나 "갈아엎는다, 수매 비축을 한다"는 등의 정책이 펼쳐졌다. 그렇다 보니 돈은 돈 대로 많이 쓰여 졌고, 효과는 효과대로 없었다. 그래서 정책을 조금이라도 빨리 펼 수가 있다면 훨씬 적은 돈으로 효과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재배의향조사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통계청의 재배의향이나 농촌경제연구원의 재배의향은 단지 참고용일 뿐이다. 실제 재배의향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최소한 3분의 2(2만명) 이상의 직접 생산자의 재배의향이 제대로 반영된 통계가 나온다면 사전에 수급대책(안)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파종기 종자 600톤 정도만 수매해 깐마늘로 돌린다면 1000ha를 덜 심게 할 수 있다.
 재배의향 조사는 쉽게 만들었다. 저희 마늘자조금에서 알림톡으로 전체 15만 재배 농가에 재배의향 조사가 가능한 웹 주소를 보낼 것이다. 인터넷이 가능한 생산자분은 직접 참여하시면 된다. 만약 하시기 힘들다면 이장님께, 면사무소, 농협에 문의하시면 된다.
 
마늘 시장이 깐마늘 중심으로 가다 보니 대서마늘이 대세라는 느낌이다. 또한 대서마늘은 한지나 남도마늘보다 생산량도 많다. 이에 따라 남해에서 재배하는 남도마늘은 그 역할을 다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 마늘시장이 깐마늘 중심으로 가면서 대서마늘이 대세인 것은 사실이다. 재배면적은 50% 이상이고 생산량은 최소 60% 이상이 대서마늘일 것이다. 정부도 이 대서마늘 중심의 마늘 수급대책을 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이제 일정물량 이상이 계속 들어오면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저율관세의 냉동마늘도 남도마늘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것도 있다. 올해 저희 마늘의무자조금의 목표 한가지가 남도종과 대서마늘의 가격역전을 없애자는 것이었다. 올해는 남도마늘의 가격이 조금 더 좋아는 졌다. 그래도 본질적으로 해결이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저는 여기서 우리가 꼭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상대적으로 돈이 덜 된다고 모두 대서를 심게 된다면 우리나라 마늘 산업 자체가 힘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보여진다.
 
끝으로 남해지역 농민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현재까지 경작신고나 자조금 납부율 등 남해의 생산자분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 감사한 일이다. 제가 마늘자조금의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남해마늘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또 남해마늘을 생각하지 않고 우리나라 마늘산업을 이야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남도마늘의 주산지로 우리나라 마늘산업을 지켜왔던 그 자부심으로 우리 남해 농민분들께서 항상 함께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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