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길서 배운 남해 자연·사람·역사 이야기, 문화해설에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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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길서 배운 남해 자연·사람·역사 이야기, 문화해설에 큰 도움"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8.27 10:53
  • 호수 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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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터 뷰 |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바래길 걷기 모임 고운걸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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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문화관광해설사들의 바래길 사랑
고운걸음모임 회원 11명 전원 완보
남걸모의 마지막 완보자 하희숙(왼쪽 두 번째) 씨와 이를 축하해주는 남걸모 회원들. 왼쪽부터 문부경, 정문영, 조혜연 씨.
남걸모의 마지막 완보자 하희숙(왼쪽 두 번째) 씨와 이를 축하해주는 남걸모 회원들. 왼쪽부터 문부경, 정문영, 조혜연 씨.

바래길 지킴이로 나선 남해군 문화관광해설사들의 모임 `고운걸음모임`(이하 남걸모) 회원들의 바래길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 2일 정문영, 박순옥 해설사가, 그리고 16일 하희숙 해설사가 231㎞ 바래길 완보 인증 배지를 받은 것을 끝으로 남걸모 회원 11명 전원이 바래길 완보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남걸모는 원래 8명으로 시작해 지난 6월에 전원 완보 인증을 마쳤지만 그 사이 회원이 11명으로 늘었고 이들 또한 완보를 마쳤다. 이로써 문부경(78호) 대장이 4회, 조혜연(85호), 안옥희(94호), 김재금(95호) 회원이 2회, 윤의엽(92호), 손혜련(104호), 김민영(106호), 정흔엽(107호), 정문영(125호), 박순옥(126호), 하희숙(131호) 회원이 1회 바래길 완보 기록을 갖게 됐으며 기록과는 별개로 걷기는 계속되고 있다. 남해의 자연과 문화를 사랑하고 민간 홍보대사를 자임하는 이들이 바래길에 푹 빠진 것은 무슨 연유에서일까. 남걸모가 전하는 바래길 걷기의 묘미에 대해 들어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인터뷰는 4명의 회원들과 만나 가졌다. 〈편집자 주〉

먼저 바래길 완보를 축하드린다. 소감 한 말씀 = 정문영: 처음엔 걷기가 너무 힘들어 미친 짓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희한한 게 이게 걸을수록 다시 걷고 싶어지는 묘미가 있다.
 하희숙: 문부경 대장 때문에 걷고 완보도 하게 됐는데 같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관광 안내를 19시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훨씬 힘들었다. 주로 새벽에 걸었다. 같이 걷고 힘들면 옆 사람과 이야기하며 걸어서 그 힘듦이 풀어졌다. 함께하는 게 이렇게 좋구나, 새삼 느낀다.

문화관광해설사로서 바래길을 걸으면서 남다른 목표가 있었을 것 같다 ^ 하희숙: 해설사가 지역의 관광 안내자 역할을 하는 데 요구되는 것들이 참 많다. 우리 역량을 높여야만 응대가 가능하다. 다양한 전설, 생태, 문화, 프로그램 진행되는 부분, 심지어 군의 발전방향까지도 알아야 한다. 작년에는 남해군에 있는 나무지도를 찾아서 보호수, 오래된 나무를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했다.
 조혜연: 남해를 알리는 일을 하는 사람답게 더 많은 남해의 보물을 알리기 위해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직접 걷고 나면 일출, 일몰이 좋은 곳, 계절마다 좋은 곳이 피부로 와 닿으니까 해설사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바래길에 대한 정확한 안내, 문화유적지, 독특한 식물과 숲과 자연생태, 감성적이고 문학적인 작품이 나올 만한 곳 등 해설사들이 분야별로 자신의 전문영역을 살려가고 있다. 남해군 해설사 걸음동무들이 내년 남해방문의 해에 분야별 코스별 해설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걸모의 마지막 완보자 하희숙(왼쪽 두 번째) 씨와 이를 축하해주는 남걸모 회원들. 왼쪽부터 문부경, 정문영, 조혜연 씨.
남걸모의 마지막 완보자 하희숙(왼쪽 두 번째) 씨와 이를 축하해주는 남걸모 회원들. 왼쪽부터 문부경, 정문영, 조혜연 씨.

걸으면서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면 = 하희숙: 길을 걷는 중에 앱이 말을 안 들어서 엉뚱한 길로 가게 됐다. 화가 나 있는데 내 얼굴만한 왕두꺼비를 봤다. 두꺼비가 나를 보고 웃고 있더라. 그 덕에 화를 가라앉히고 다시 앱을 초기화시켜 길을 찾은 적이 있다. 또 임진성을 걷는데 참외농사 짓는 할매를 만났다. 참외 맛있겠다 했더니 할머니가 어디서 왔는지 뉘집 딸인지 묻더니 반가워하며 참외를 따 주시더라.
 조혜연: 남해가 4면이 바다다 보니 바닷길, 숲길, 산길의 모든 구멍구멍에 게가 있다. 비가 올 때 걸으면 길가에 두꺼비가 버티고 있고 배가 빨간 무당개구리가 울고, 팔색조 울음소리와 그 귀한 섬 휘파람새 우는 소리가 들린다.
 정문영: 걸으면서 주민 어르신들에게 많이 듣는 말이 "아이고 숭악하네, 겁도 없이 이 새벽에" 하신다. 걱정 반 희한한 것 반이라는 의미다. 이 더운 날 겁도 없이 비 맞고 다니니 염려와 걱정이 담긴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

길을 걸으면서 무엇을 제일 많이 느끼나 = 조혜연: 마치 내가 자연의 주인인 것처럼 걷고 있지만 사실은 자연에서 만나고 나를 놀라게 하는 것들을 보면, 그게 게든 뱀이든 똬리를 틀고 안 비켜주면 내가 확실히 손님이구나, 예의바르지 못한 손님이구나를 느낀다. 관점이 사람 중심에서 자연 중심으로 변화되는 것을 느낀다.
 문부경: 걷다보면 전임자들과 탐방센터의 노고가 느껴진다. 풀을 잘 베고 길이 잘 정비돼 있다. 표지판 등 길안내 시스템도 잘돼 있다. 우리가 겁 없이 혼자 걸을 수 있는 것도 앱과 길안내 표지 등이 잘돼 있어서다.

앞으로의 계획은 = 문부경: 앞으로 생태, 마을, 인문, 환경, 마을 이야기, 전설, 유적, 지명 등 분과별로 세분화해서 걷고 기록해보려고 한다. 나중에 기록물, 사진과 함께 책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걸음 장학금 기부도 생각하고 있다. 1킬로마다 100원, 1000원씩 기부하고 그게 모이면 사소하지만 쌓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모든 일은 2~3년 시간을 충분히 두고 천천히 해나갈 것이다.
 군수, 각 실과장, 면장 등 행정 관계자들이 바래길을 필히 걸어보면 좋겠다. 행정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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