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 미조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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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 미조멸치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09.10 11:02
  • 호수 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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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 정길호
정 길 호현대마을
정 길 호
현대마을

 매년 봄이 찾아오면 진귀한 멸치털이 풍경이 펼쳐진다. 


 다른 생선에 비해 크기가 작고 존재감이 없어 밥상 위에 천대를 받아온 멸치, 그러나 지금은 존재가치가 급상승했다. 


 <미조멸치 날다> TV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전국에서 멸치먹거리 맛집을 찾아 상춘객들이 엄청나다. 멸치회, 멸치쌈밥, 멸치구이, 멸치튀김 등 메뉴가 즐비해있다. 조업 시기는 4월부터 6월까지이다.


 기름지고 살이 탱탱한 멸치가 위판장 수협경매를 거쳐 전국으로 직거래되고 있다. 싱싱한 은빛 멸치는 가까운 식당으로 바로 행차시다. 해가 갈수록 어획량이 많이 줄어 귀한 어종이 됐다. 봄철에는 뼈가 부드러워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수십척의 멸치잡이 어선이 조업을 마치고 입항하면 진짜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바다에서 조업하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이다.


 어부들은 뱃전에 일렬로 서서 박자를 맞춰 그물에 걸린 멸치를 전부 털어낸다. "어기여차~ 어기여차~" 힘찬 노래소리가 메아리 돼 사방에 울려퍼진다. 노랜색,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모자가 달린 작업복을 입은 선원들은 온몸이 금새 은빛으로 뒤범벅이 된다.


 양심없는 갈매기 녀석들은 이때를 놓칠세라 허공을 날개짓하면서 만찬을 즐긴다.


 자신의 삶과 가족들을 위해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견뎌야 하는 고된 노동현장, 푸른바다 만선의 기쁨을 안고 힘차게 파도를 가르는 어부들의 밝은 웃음. 활기찬 삶의 에너지가 넘치는 대한민국 최고의 항구다. 갯바람 비린내음 물씬 풍기는 멸치털이 작업현장 가까이서 체험한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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