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마스크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 우리는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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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마스크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 우리는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9.23 10:08
  • 호수 7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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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최전선의 사람들 2

방역·백신접종 현장에서 만난 보건의료인
행정직원·자원봉사자·소방대도 합심 협력

 지난 8월 12일 창선면 D마을에 아침부터 임시선별진료소가 차려졌다. 마을주민 가운데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전체 주민 50명을 대상으로 선제적 검사를 실시하기 위한 조치다. 


 이장의 방송을 듣고 삼삼오오 모여든 마을주민들은 마을회관 앞 정자 옆에 차려진 임시선별진료소에서 대기하며 차례를 기다린다. 최영곤 보건소장을 필두로 박대만 보건행정과장, 정현포 보건행정팀장, 감염병대응팀의 김지영 주무관, 창선보건지소 이연주 주무관, 정영은 율도보건진료소장, 강숙녀 적량보건진료소장, 이수정 고두보건진료소장, 김향숙 대벽보건진료소장, 검체 수송과 구급차 운전을 맡은 김용길 주무관까지 맡은 일을 일사분란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나마 선선한 오전이지만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검체 채취를 하는 정영은, 강숙녀 소장의 방호마스크에는 하얀 김과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정현포 팀장은 "초기 조사가 잘 돼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어르신들의 경우 기억을 못해 놓치는 경로가 많아 다시 조사할 때가 많다. 더운 날씨도 어려움을 더하지만 사명감으로 버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행히 이날 검사 결과 마을 내 추가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날 오후에는 예방접종센터를 찾아가봤다. 50대 이상 백신접종이 있던 날이지만 대부분 오전에 접종을 완료하고 그 시간에는 센터가 전반적으로 한산한 편이었다. 


 예방접종 업무 전반을 담당하는 강경아 감염병예방팀장을 비롯해 각 팀에서 파견나온 주무관들은 마침 예방접종을 하러 방문한 외국인 노동자 7~8명을 상대로 발열체크, 예진표 작성, 접수 등을 안내하고 있었다. 공공근로 근무자 허옥길 씨는 예진표 작성 안내와 이상반응관찰 업무를 하고 때로는 외국인 통역도 담당한다. 만성질환 관리팀 서미선·한수경 주무관 등 6명은 예진표 작성 확인작업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들은 "75세 이상 고령자 예방접종 때는 어르신들 가운데 아무래도 거동이 불편하고 글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과 사명감으로 열심히 했다"며 "지금은 일반접종자 대상이어서 업무가 한결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본래 업무 외에도 일주일에 2~3일 코로나 관련 업무를 본다. 


 또 이날은 정상문(고현면보건지소)·김신일(미조면보건지소) 공중보건의가 예진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들 역시 일주일에 두세 번 센터에서 근무한다. 현재 남해군 공보의는 11명인데 각종 파견업무 등으로 현재는 6명이 근무한다고. 가깝게는 창원부터 서울·경기까지 예방접종 외에도 중앙의료원, 생활치료센터, 임시생활시설 진료, 역학조사 등 코로나 대응 파견 근무를 가야 하기 때문에 자리가 빈 지소 진료를 대신하기도 한다. 업무는 갈수록 가중되는데 인력은 늘지 않는 현실과 맞닥뜨리고 있는 의료진의 고충이 잠깐의 취재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서울 파견 근무할 때는 밥 먹으면서 일하는 경우도 있었다. 강도가 세서 힘들지만 사명감으로 하고 있다"며 웃는 두 사람이다.


 조현숙 만성질환관리팀 기간제주무관과 김가영·박초롱 치매예방팀 기간제주무관은 간호사로 일주일에 2~3차례 센터에서 백신접종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 역시 "4월부터 접종을 시작했는데 어르신들 접종할 때는 부축이 필요하고 소통이 어려워 힘들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도와준 덕에 잘 마쳤고, 이제는 수월한 편이고 동료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해나간다"며 웃는다.  


 조인숙 이동면보건지소 주무관은 추가지원이 필요할 때 센터나 선별진료소 등에 나와 근무한다며, 당일 금기·연기 대상자 분류, 접종실 안내 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혜선 만성질환관리팀 주무관은 예진표 등록, 예방접종 증명서·확인서 발급 등 센터 전산업무를 담당하고 정민경 건강생활팀 주무관은 예진표 등록과, 예약 관련 업무, 이상반응 시 기록 시스템 입력, 당일 금기·연기자 시스템 입력 등을 담당한다. 이들도 본래 업무 외에 일주일에 2~3번 센터에서 근무한다.


 남해소방서 박성언 소방사, 홍지수 소방장, 노규완 소방사는 응급처치 구역에서 접종 후 환자 감시, 응급환자 이송이 주 업무다. 그 외에 약이나 접종증명서 나눠주기, 주의사항 설명 등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근무하고 있으며 3인구급대라는 별칭도 있단다. 접종 후 실신하신 분 등 응급이송은 6차례 정도 실시했다고. 


 이날 하루 동안 만난 코로나19 최전선의 사람들이다. 물리적 제약상 모든 분들을 다 만나지도, 사연을 일일이 전하지도 못하지만, 우리는 이들의 노고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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