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직접 호소하는 권리의 메아리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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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직접 호소하는 권리의 메아리 퍼져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1.09.23 11:36
  • 호수 7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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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보물섬 장애인 자기권리 주장대회
최우수상 정정자, 우수상 최하림
장려상 정태화, 강순범, 이 춘, 김명숙

 우레와 같은 박수와 실내를 가득 메우는 함성이 쏟아진다. 마치 웅변대회를 연상케 한다. 이곳은 남해군 장애인들이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는 발표장이다.


 남해군에서는 최초로 장애인들이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는 장이 마련됐다. 지난 10일 남해군종합사회복지관 다목적홀에는 남해군장애인연합회(상임대표 장홍이)가 주최한 `2021년 보물섬 장애인 자기권리 주장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군내 장애인 10여명의 도전자들이 영상을 통해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올랐다. 치열한 예선전을 뚫고 올라온 6명의 참가자는 남해소망의집 소속 정정자(58, 여)·정태화(36, 남)·이 춘(53, 여)·김명숙(60, 여) 씨와 (사)느티나무 경상남도장애인부모회 남해군지부 소속 강순범(22, 남)·최하림(21, 남) 씨였다. 


 이번 대회는 스스로 작성한 원고의 내용과 얼마만큼 장애인들의 권리를 논리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가에 대한 타당성과 이를 잘 외우고 자신감 있게 주장하는가 등이 관건이었다.


 장홍이 상임대표는 "코로나19로 비장애인들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 안타깝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상대적으로 활동이 더 많이 제약돼 우울감을 많이 느낀다"며 "이번 대회에서 많은 장애인들의 어려움이 알려지고 장애인들 스스로도 권리를 찾기 위한 동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목소리
 첫 번째로 정정자 참가자는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주제로 코로나19로 장애인들의 활동 영역이 더욱 줄어들었다는 점과 휠체어 장애인의 불편한 점, 장애인콜택시의 배치시간과 이용불편 등을 완벽히 외우고 힘차게 외쳤다.


 정태화 참가자는 `어느 마술사의 주문`이라는 제목으로, 마술사인 본인의 재능을 통해 남해군의 어려운 이웃에게 공연을 해주고 싶고, 코로나19가 사라지길 바란다는 내용을 담았다.


 강순범 참가자는 `내가 하고 싶은 거`라는 주제로 국내·해외여행을 소망하고 사진도 찍고 싶고, 직장생활(직업활동)과 연애를 희망하며 운동과 공부도 게을리지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선보였다.


 이 춘 참가자는 `저만의 카페를 차리고 싶어요`라는 이름으로, 남해소망의집에서 배운 퀼트 인형 공예로 자신감을 얻었고,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며 키운 카페창업의 꿈, 나아가 시설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명숙 참가자는 `자립의 정의`라는 내용으로 "내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내 스스로 일어서는 것", "장애인 스스로가 삶을 선택하고 지역사회에서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기 차례를 마치자 긴장이 풀린 김명숙 참가자는 눈물샘이 고여 안정을 취하기도 했다.


 최하림 참가자는 `코로나야 끝나라`라는 제목으로 코로나19 시작부터 지금까지 작성한 소원들을 소개했다. 운동, 친구, 여행 등 단절된 일상을 설명하며 코로나19를 위해 애쓰는 분들을 위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대회 결과 1위인 최우수상은 정정자 씨가 차지했고, 우수상은 최하림 씨, 장려상은 정태화, 강순범, 이 춘, 김명숙 씨가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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