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떨어진다고 목돈 집에 재우면 더 큰 손해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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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떨어진다고 목돈 집에 재우면 더 큰 손해볼 수도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10.01 10:30
  • 호수 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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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태의 금융상식

 지난 9월 2일 통계청은 올해 1~8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인 2.0%까지 치솟았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추석을 앞둔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6%가 올라 지난 4월 이후 5개월째 2%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하였다.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은 1월부터 3월까지는 0.6%~1.5% 수준으로 움직였으나 4월 이후에는 2.3%~2.6%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국민의 88%가 1인당 25만원씩 받는 국민상생지원금은 급격하게 오른 추석물가 속에서 가뭄 속의 단비 같은 존재로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물가상승과 금리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금리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가계활동과 물가수준 등에 의해 변동한다. 여기서 가계활동은 한 가정 또는 개인이 경제활동으로 벌어들인 소득을 소비하거나 저축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때 얼마나 소비하고 저축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바로 금리이다. 금리가 오르면 저축으로 얻을 수 있는 이자 소득이 늘어나기 때문에 가계는 저축을 선호할 것이고,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면 이자소득의 기대가 떨어져 소비를 늘리거나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 투자나 주식투자를 선호할 것이다.


 그러면 물가와 금리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살펴보자.


 요즘 1년 동안 목돈을 맡기면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 이자율이 제1금융권인 은행의 경우는 1.5% 수준이고, 제2금융권인 상호저축은행의 경우에는 2.6% 수준이다. 그러면, 이런 금리는 물가가 오르면 그 가치를 고스란히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궁금해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물가가 상승하는 것만큼 돈 가치가 떨어져서 당초에 기대하는 수익을 얻을 수가 없다.
 이 내용을 이해하려면 명목금리와 실질금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명목금리는 돈을 맡길 때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이자율을 말한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화폐단위로 원금과 이자를 계산해서 이자액을 원금으로 나누어서 표시한 비율`을 이른다, 하지만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해서 조정한 금리를 말한다. 즉 명목금리에서 물가가 상승한 비율만큼 차감해서 표시한 금리(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를 말한다.
 가령, 은행에 1천만 원의 돈을 1년 동안 맡겼을 때 연 2%의 금리를 적용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하자. 그런데 돈을 맡긴 1년 동안 물가상승률이 0.5%가 올랐다고 가정을 했을 때, 은행에서 제시한 정기예금 이자율 연 2%가 명목금리이다. 그런데 실질금리는 연 2%에서 물가상승률 0.5%를 차감한 1.5%가 된다. 1년 동안 은행에 1천만 원의 돈을 맡기는 동안 실질적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상대적 가치가 0.5%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일상생활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제1금융권인 은행에 1천만 원의 돈은 1년 동안 맡겼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수익은 연 1.5%수준이다. 그런데 그동안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상생과 피해회복 지원을 위해 정부가 지원한 재난지원금 등으로 시중에 100조 원이 넘는 자금이 풀리면서 1~8월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가 됐다, 그렇다면 우리가 은행에 돈을 맡겼을 때 얻을 수 있는 실질금리는 얼마일까? 이를 계산하면, 명목금리 연 1.5%에서 물가상승률 2.0%를 차감하면 실질금리는 연 90.5%로 은행에 돈을 맡기면 맡길수록 더 손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돈을 집에 보관하면 손해가 나지 않을까? 결론은 아니다. 만약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집에 보관했다면 실질적인 손해는 물가상승률 2.0%까지 늘어났을 것이다. 여기서 실질적인 손해는 원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돈의 가치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아무리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목돈을 집에 보관하는 것보다는 손해를 더 줄일 수 있고, 또 위험한 자산에 투자해서 더 큰 손해를 입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니, 여윳돈이 있다면 미래의 소비를 대비하여 은행에 저축하는 것이 올바른 금융습관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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