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중은 남해의 보물을 넘어 우리 교육역사의 소중한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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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중은 남해의 보물을 넘어 우리 교육역사의 소중한 자산"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10.15 10:15
  • 호수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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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중학교 대안교육 6년 성과와 과제` 포럼 열려
지난 11일 있은 상주중학교 대안교육 포럼에서 기조발제자로 나선 박경현 샘교육복지연구소 소장.
지난 11일 있은 상주중학교 대안교육 포럼에서 기조발제자로 나선 박경현 샘교육복지연구소 소장.

 1953년 개교한 이래 지역인구와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위기를 맞을 뻔했던 남해 변방의 상주중학교(교장 여태전)가 2016년 경남 최초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거듭나면서 6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학생 수가 한 학년 30명, 전교생 90명으로 늘었다. 아이를 따라 남해 상주에 정착한 가정이 한 집 두 집 늘더니 2017년에는 이들이 마을에서 `더불어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꿈꾸는 동고동락협동조합(이사장 이종수)을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상주중학교 옆의 상주초등학교(교장 안영학)에도 더불어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해부터는 작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상주초에는 대안적인 삶과 돌봄과 성장을 함께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학교와 마을 문을 두드리고 있다.


 6년 전 상주중학교의 대안학교로의 변화를 백안시하던 마을주민들의 시선도 해를 거듭하면서 달라졌다. 대안교육 첫 해 입학생 중 상주 토박이 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마을학생들이 상주중 입학을 당연하게 여기고 마을주민 학부모들도 학교 일에 적극 참여한다. 


 2020년에는 상주는 아니지만 창선면 율도리에는 상주중학교와 교육철학의 궤를 함께하고 상주중학교 운영 재단인 상주학원(이사장 강창수)이 위탁받은 민간위탁형 공립대안학교 남해보물섬고등학교(교장 백명기)가 출범했다.


 그리고 올 8월 남해군은 3~4년 뒤 상주에 건립하게 될 보물섬인생학교 추진사업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남해군의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남해와 상주지역에 지난 6년간 일어난 변화는 기적에 가까운 놀라운 성과다. 그 놀라운 변화의 시작과 과정에는 늘 상주중학교가 중심으로 자리해왔다.


 지난 11일 상주중학교 청암교육관에서는 상주중학교 본관동 신축 기념식과 상주교육헌장 선포식에 이어 대안교육 6년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보는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은 2014년 부임해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의 변화를 실현한 여태전 교장이 내년 2월, 8년의 임기를 마침에 따라 열렸다. `꿈과 감성을 일깨우는 행복교육`으로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를 만들자는 `남해금산 교육마을`에 대한 여태전 교장의 여정은 여기서 잠시 쉼표를 찍고 새로운 호흡을 가다듬은 뒤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박경현 소장의 애정 깊은 제언

 11일 있은 대안교육 포럼에서는 학생, 교사, 학부모와 상주학원 재단이 한데 모여 `대안` 상주중학교 지난 6년의 성과를 짚어보고, 반성하고 앞으로의 방향성과 과제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포럼 현장에는 교사, 학부모, 학생, 졸업생 등 모든 상주중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했으며, 전체 학부모를 대상으로 온라인 생중계와 줌(ZOOM)을 활용한 토론으로 진행됐다.  


 기조발제자로 박경현 샘교육복지연구소 소장이 나서 지난 6년간 서울과 남해를 오가며 자신이 보고 듣고 느껴온 상주중학교의 모습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박경현 소장은 6년간 상주중학교에서 `평상위-평화로운 상주중을 위하여`라는 이름으로 학교폭력예방교육을 진행해왔다.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함께 박 소장은 상주중학교의 대안교육 2기를 위한 날카로운 제언도 전했다.


 박 소장은 상주중 홈페이지에는 상주중의 비전과 교육철학 대신 여태전 교장의 글밖에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여태전 교장이 그동안 이룩해온 성과를 토대로 대안학교 10주년을 앞두고 교사를 중심으로 한 학교 구성원들이 합의하여 `특성화 대안학교` 상주중의 비전과 정체성을 확립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특히 이 과정에서 교사들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조했다. "학교 이사회가 있고 학부모가 있지만 학교의 중심은 현장책임자이자 교육의 전문가인 교사이므로, 교사들이 민주적인 소통 구조를 안착시켜 더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하고 시도하고 보완하면서 교육에 희망을 일궈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에게도 "내 자식만 바라보지 않고 시야를 넓혀 살기좋은 마을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책임있는 민주시민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교육을 지나치게 교사들에게 일임해서도, 교사의 권한을 침해하고 간섭해서도 안 되니 좋은 부모이자 학부모로서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사회에는 "이사회는 `대안학교` 상주중의 첫 씨앗을 뿌린 존재이자 아이들과 교사들을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라며 "재단을 비롯해 학부모대표와 지역인사, 전문가 등 여러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이사회는 상주중학교를 남해의 보물을 넘어 우리나라 교육역사의 공공자산으로 만들고 든든하게 유지해나가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상주중 구성원의 자긍심과 바람
 박경현 소장의 기조발제에 이어 하태종 보물섬고 교사의 사회로 김주윤 학생, 심영보 교사, 정주한 학교법인상주학원 사무국장, 권희경, 임은영 학부모가 `대안교육 6년의 성과와 과제`에 대한 주제토론을 벌였다. 


 심영보 교사는 학교교육의 성과로 △학생 중심의 자발적인 학교문화 △교육공동체 모두가 참여하는 민주적인 학교 운영 △몸으로 배우고 익히는 다양한 이동학습 △따뜻하고 안전한 기숙사 운영 △마을과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교육공동체 지향을 꼽았다. 


 아쉬운 점으로는 △일반학교보다 적극적으로 배우고 성찰하는 교사문화는 형성됐지만 여전히 일반학교의 수업과 다르지 않은 교사 중심의 수업이 주를 이루고 △수업에 소극적이고 소외되는 학생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자율성과 다양성이 부족한 교과 외 프로그램 등을 들었다.  


 김주윤 학생은 공동체회의를 통해 모은 학생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자율적인 학교 분위기와 LTI 프로젝트 수업과 이동학습, 다양한 동아리 활동, 기숙사와 맛있는 식당 밥, 교사와 학생의 친밀한 관계를 좋은 점으로, 아쉬운 점으로는 자율을 강조하지만 여전히 수직적인 의사결정 방식, 개인적 공간의 부족, 대안학교다운 수업 부족 등을 꼽았다.


 정주한 상주학원 사무국장은 "교육자로서 모교인 상주중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만 집중했지 학교의 큰 미래, 밑그림을 그리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구성원들과 함께 상주중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영 학부모는 "상주중학교의 외관이 지속적으로 변화했고 아이를 상주중학교를 보내며 학부모인 내가 성장했다"며 "일반학교와 다른 상주중만의 고유한 교육과정, 삶이 활동이 되고 활동이 삶이 되는 교육이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권희경 학부모는 "대안교육 첫 입학생이 올해 고3이니 10년쯤 후에야 그 성과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라고 전제하고, "졸업 후 돌아보니 상주중 출신 아이들의 뛰어난 갈등해결 능력, 학부모회 안에서 인간적 연대감 등의 성과가 있었고, 과제로는 정체성이 분명한 상주중만의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와 학부모들은 상주중학교에서의 교육 성과와 과제에 대한 모둠별 토론을 진행하고 이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상주중학교가 대안교육 2기를 준비하는 첫 걸음은 일단 성공적으로 시작된 듯하다. 여태전 교장 체제의 대안교육 1기의 성과를 발판 삼아 새롭게 도약하는 상주중학교의 모습을 기대한다.  

지난 11일 있은 상주중학교 대안교육 포럼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재단 대표가 나서 `대안교육 6년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있은 상주중학교 대안교육 포럼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재단 대표가 나서 `대안교육 6년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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