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도 숲도 인류 전체의 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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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새도 숲도 인류 전체의 복지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10.15 11:21
  • 호수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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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장행복 자연보호연맹남해군협의회장
장 행 복자연보호연맹남해군협의회장
장 행 복
자연보호연맹
남해군협의회장

 새는 자연환경 변화에 가장 민감한 동물로 꼽힌다. 그래서 새의 변화를 알면 자연환경의 변화도 금방 알 수 있다. 새들은 소리를 내어 지저귀거나 비비며 몸짓으로 서로 소통한다.


 구애 소리를 낼 때 짝짓기를 말하고, 누군가가 침범하면 자기영역을 방어하기 위한 소리를 내고, 적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지저귀고, 먹이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서는 울음소리를 내는 것은 유대관계를 만들기 위해 새들끼리의 방식을 전달하는 그들만의 약속이다. 종일 쉬지 않고 노래해 짝을 찾아 짝짓기를 하고, 자기 영역에 적이 침입했을 때는 우렁찬 소리로 울어대며 적을 위협해 내쫓아버리기도 한다.


 소음이 가득한 곳일 경우 새들은 자기들의 영역을 지키고 보존하려고 찢어질 듯 소리를 내기도 한다. 자기들의 소리가 소음에 묻히지 않아야 하므로 찢어질 듯 울어대는 것이다.


 이마저도 한동안은 도시에서 서식하는 새의 소리가 뜸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인간들의 토지 이용과 기후 변화로 인해 특히 간척사업, 조력발전사업, 4대강 공사 등으로 조류종이 많이 변했다고 볼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하늘을 쉴 새 없이 날아다니는 철새들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 볼 수 없게 되었고 환경오염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새를 지킬 수 없는 것이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윈도 스트라이크(Window strike)`도 안타깝다. 유리창을 보지 못한 새들이 그대로 날아가 부딪혀 치명상을 입거나 죽음에 이르는 현상을 윈도 스트라이크라고 하는데 환경부와 국립생태원 조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해마다 유리 구조물에 충돌하여 죽은 야생 조류가 약 800만 마리로 추정된다고 한다.


 현대인의 기호에 맞추어 미(美)를 추구하다 보니 건축가들은 건물의 세련미(洗練味)가 우선이고 생태계를 고려할 여유조차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새들이 죽어간다는 심각한 사실,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위기를 피부로 절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생태계의 변화가 생겼다. 새들의 변화도 그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새들의 환경이 바뀌게 됐다.


 새소리도 새들의 개체 수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새들의 소리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달라졌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의 울음소리가 편안하고 안정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더 많은 새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에 걸쳐 녹음한 새소리를 분석한 결과, 도시에 사는 참새가 도시가 조용해지자 지저귀는 울음소리도 변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처럼 소음과 공해가 사라지자 안정적으로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지저귀고 있다는 것이다. 


 끊임 없이 지지배배 지저귀고 있어 새들이 크게 지저귀는 것처럼 들리거나 이전보다 더 많은 새가 모여 지저귀기에 크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새들은 더 조용하게 지저귀고 있다는 것이다.


 늦지만 지금부터라도 자연에 대한 소중함과 겸허한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자연보호에서 돌아서야 한다. 우리는 한쪽에서는 열심히 자연을 보호해왔고 한쪽에서는 과도하게 훼손하며 자연을 착취하지는 않았던가.


 안토니우 구테흐스 제9대 UN사무총장이자 포르투갈 전 총리는 너무 오랫동안 지속해온 현대인들의 착취에 대해 "우리는 자연을 상대로 무의미하고 자살적인 전쟁을 벌여 왔다"며 인류 전체의 복지가 지구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의 핵심은 인류 전체 사회가 자연보호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코로나19의 위협과는 대조적으로 미세먼지도 줄었고, 하늘이 맑고 투명하기도 한 천고마비의 계절이기도 하다. 활발했던 사회활동이 위축되자 미세먼지가 사라져 하늘이 맑아졌고, 동물들도 위협을 덜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이와 같이 새소리가 달라지고 새들의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가 마비되어 가는 가운데 전력질주로 백신 개발에 주력한 결과,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었고 지금 상당수 국가들이 1, 2차 예방 접종을 마쳤거나 한참 진행 중이다. 인류가 마주한 바이러스 위험은 자연파괴에서 파생되었음을 우리는 가슴 깊이 교훈 삼아야 한다. 코로나19와 변이 바이러스에서 벗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하나뿐인 이 지구상에서 공생하기 위하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절실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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