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엔 원격으로 일하고, 주말엔 송정해변에서 서핑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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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엔 원격으로 일하고, 주말엔 송정해변에서 서핑 즐겨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10.22 09:52
  • 호수 7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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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서핑하는 개발자 최고 씨
지역주민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는 최 고 씨.
지역주민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는 최 고 씨.
평일 낮 시간 서상의 공유 업무공간에서 원격근무를 하고 있는 최 고 씨.
평일 낮 시간 서상의 공유 업무공간에서 원격근무를 하고 있는 최 고 씨.

 남해바다 워케이션은 IT업계 청년들이 일과 휴양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삶으로의 전환을 돕는 남해군의 2021년 IT청년 촌라이프 실험 프로젝트다. 올리브협동조합과 김강수 대표가 이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해바다 디지털 홀리데이`라는 명칭으로 20명의 청년들이 실험에 참가했고 이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과 참가자들의 지역학생 코딩교육을 통해 농산어촌 IT교육사업의 효용성, 남해군으로의 IT인력 정착과 기업 유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에는 좀더 전문성을 갖춘 IT업계 종사자들이 서상여객선터미널을 공유 업무공간으로, 서상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23일부터 10월 12일까지 지낸 1기 참가자들 가운데 최 고(38·인천 거주) 씨를 만나 남해에서 3주간 지낸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 고 씨는 주말이면 송정해변에서 서핑을 즐긴다.
최 고 씨는 주말이면 송정해변에서 서핑을 즐긴다.

유목민 체질의 8년차 IT개발자
 최 고 씨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 데이터개발팀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뛰어나지 않은 평범한 개발자"라고 소개하지만 대학 졸업 후 금융사 IT부서에서 6년가량 근무하다 회의를 느껴 유목민(노마드)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개발자로서 여러 근무형태를 취하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개월, 제주도에서 6개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3개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1년을 살면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그는 자신을 8년차 개발자, 5년차 노마드, 3년차 서퍼로 소개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남해바다 워케이션 프로젝트 참가자 모집공고가 떴을 때 주저 없이 지원했다고. 특히 "송정 솔바람해변이 있어 인근에 서핑지가 있어야 한다는 나만의 거주조건까지 충족시켜주는 남해는 일과 쉼을 함께할 수 있는 최적의 거주공간으로 다가왔다"고 말한다. 


 IT기업들 사이에서 원격근무 형태가 일반화된 것은 아니지만 그가 다니는 회사는 원격근무를 적극 장려한단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를 시작했지만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시책에도 부합하고 장점이 많다고 판단해서 본사에서 전격 원격근무를 선언하고 사무실을 폐쇄했다"며 "고향인 대구나, 부산, 제주도 등으로 돌아가 원격근무를 하는 직원도 많다"고 말한다.
 
"남해에서의 3주, 만족스러웠다"
 그는 이번 3주간의 남해 살아보기에 대해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유로운 분위기, 바다 풍경과 서핑을 즐기며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고 마음의 평화도 얻었다. 그런 걸 예상하고 왔고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분야 개발자들을 만나고 다른 세계에 대한 정보, 다른 삶에 대해 알게 되고 기술적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시설 면에서도 "숙소와 인터넷도 잘 돼 있고 불편사항을 요청하면 처리해줘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한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 교통이 불편한 점을 들었다. "자전거나 전동킥보드를 대여할 수 있으면 좋겠고 일단 남해에서 생활하려면 차가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의 일과를 보면, 평일에는 대체로 시간을 엄격히 지켜 근무를 하고 저녁에 인근 마을의 복지센터에 가서 운동을 하거나 독서를 하고 동료들과 맥주도 한잔 한다. 친목과 휴식, 남해에 대해 알게 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주말에는 남해의 좋은 관광지를 다니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서핑을 하기 위해 송정 솔바람해변을 찾곤 한다. 


 그는 지난 7일 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핑하는 개발자가 알려주는, 지금 개발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최 고 씨는 `IT개발자로서 남해에서 만드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에는 아직은 반신반의하는 듯했다. "발리나 제주도 등 여러 곳에서 지내봤지만 남해는 저녁에 즐길 수 있는 여가거리나 문화적으로 즐길 거리가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장기간 머물려면 단순히 좋은 경관이나 휴양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다."


 모든 이의 필요와 요구를 다 채워줄 수는 없겠지만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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