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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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니아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10.22 10:06
  • 호수 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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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109
碧松 감충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이름은 아로니아 별명은 왕의 열매
FTA 제로섬에 재배농가 한숨 소리 
생과나 분말 농축은 그게 그거 아닌가

 

 유럽의 왕, 귀족들이 먹는다고 해서 `왕의 열매`라는 별호를 가진 아로니아가 대량으로 머금고 있는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항암, 항당뇨, 시력보호, 노화방지, 체지방 분해의 효과가 뛰어나고 더구나 최근에는 발암성이 우려되는 합성 착색료를 대신해 안전한 천연식료로도 주목 받고 있다.


 아로니아의 안토시아닌 성분이 블루베리의 6배, 포도의 12배가 되니 흔히 이 과일을 안토시안 덩어리라고도 한다. 


 전 세계 아로니아 생산량의 90%가 폴란드에서 생산된다. 국내에서 2010년대 초반 1kg당 3만 5천원을 호가할 정도로 그 가격은 높았다. 이렇게 엄청난 고소득 작물이다 보니 지자체에서는 농가소득을 위해 이의 재배를 적극 권장하였고 지방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대충 처음 심을 때 묘목 값 50%, 상품화 박스, 자재를 지원할 정도였다.


 정부가 지원하는데다 고소득의 희망에 부풀어 재배농가가 급속히 늘어났지만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싼값의 수입 아로니아가 들어오면서 국내산 작물의 가격이 폭락하였다. 그 후 가격은 계속 하락하여 2019년에는 1kg당 500원까지 내려갔다.


 가격이 폭락하면서 일부 농민들은 수확을 포기하고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농장주들은 파산하기도 하였다. 국내 아로니아가 헐값이 된 것은 수입 아로니아 분말·농축액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생과는 FTA 수입품목에 해당되지만 가공식품은 별도의 제재가 없다. 이에 농가는 유럽산 아로니아 분말이 수입되면서 국산 아로니아 가격이 내려가 피해를 봤다며 `FTA 피해보전 직불금`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는 해외 아로니아가 분말 등 가공형태로 수입돼 국산 생과와는 대체 관계에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민들은 `아로니아 생과는 떫은맛이 강해 생과로 유통되더라도 가루 형태로 소비되는 만큼 분말 수입이 농가 수익에도 직접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지만 1, 2심에서 모두 패소 판결을 받았다.


 재배농민들은 변호인단을 통해 지난 5월 18일 대법원 상고에서 아로니아를 피해보전 직불금 지원대상 품목에서 제외한 1,2심 판결을 파기할 것을 요청하는 상고 이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그 결과는 필자도 알아보지 못했다.


 내가 기거하고 있는 이 동네도 아로니아가 많이 재배되고 있다. 


 노인회장님께서 재배하시는 아로니아를 좀 따가라고 해서 들고 올 만큼 따고 얼마를 드렸더니 정색을 하신다. 그래도 공짜로 먹을 수 없다고 하니 정 그렇다면 다음에 점심이나 한 그릇 같이 하자며 웃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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