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청년 남해 한달살기 프로젝트, 4기 살러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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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청년 남해 한달살기 프로젝트, 4기 살러ing
  • 김종수 시민기자
  • 승인 2021.10.29 10:13
  • 호수 7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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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밀착하며 `자리잡고 살 수 있을까` 가늠해보는 시간
`열린 마음으로 관계 속에서 성장하며, 프로젝트를 통해 젊음의 가치를 남해에 전달한다`는 목표를 세운 살러4기 구성원 8명이 대지포마을의 중심에서 힘차게 발돋움하며 젊음의 기운을 전하고 있다.
`열린 마음으로 관계 속에서 성장하며, 프로젝트를 통해 젊음의 가치를 남해에 전달한다`는 목표를 세운 살러4기 구성원 8명이 대지포마을의 중심에서 힘차게 발돋움하며 젊음의 기운을 전하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와 협소한 산업구조 속에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는 남해청년들, 그렇게 청년들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는 것에 비례해 남해군의 지방소멸 위기는 조용히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남해군은 지방소멸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출산장려나 귀농귀촌 지원 등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도시청년 촌라이프 실험 프로젝트 사업`이다. 


 남해군은 청년들이 원하는 생활양식이 남해에 어떤 형태로 녹아드는지 알고자 시골살이 사업을 추진했는데 궁극적으로는 청년들의 남해 이주와 정착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도시청년들이 남해군 살아보기를 통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고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 운영자 모집에는 올해 IT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형태의 한달살기를 진행하는 올리브협동조합(대표 김강수)의 남해바다 워케이션과 한달살러 남해(대표 고광석) 등 두 곳이 선정됐다. 


 기자는 살러 4기의 한달살기 스케치영상 촬영을 보조하면서 첫날인 12일부터 이들의 공동체생활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다. 


 남해군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며 지역과 사람을 잇는 청년단체 `살러`는 고광석 대표와 최성훈 팀장이 함께 이끌어가고 있다. 살러들의 숙소는 고광석 대표가 사무장으로 있는 꽃내권역활성화센터와 최성훈 팀장이 대지포마을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씨젤리피쉬를 번갈아 활용한다.


 12일, 남해청년센터 `바라`에서 처음 만난 4기 살러 8명은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남해군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달살기에 돌입했다. 
 
공동체를 지키는 힘, 공동체디자인
 살러 운영 팀은 지난해부터 현재 4기까지의 살러 그룹을 이끌어오면서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통해 프로그램의 아쉬운 점을 개선해왔다. 이를테면 1,2기 때는 모두가 서로에게 존칭을 썼다면 3,4기 때는 서로의 직업과 나이를 밝히지 않은 채 반말을 하는 식이다. 반말이 규칙이지만 이름 뒤에 `야`를 붙이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평등한 관계속의 친화를 도모했다.


 아침 국민체조 시간도 관계에 감칠맛을 더했다. 각자 국민체조의 한 파트씩 율동을 재구성해서 전혀 다른 국민체조를 만들었는데 이후로 아침에 웃음꽃이 떠난 적이 없었다.


 큰 틀에서 살러들의 일주일은 공동체 프로젝트 4일, 남해 라이프스타일 체험 3일로 정했지만 아직 관계가 어색한 첫 주에는 앞으로 함께해나갈 공동체 생활을 디자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며, 저녁마다 모두의 앞에서 자신의 삶과 가치관, 꿈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질문에도 답하는 30분 말하기를 통해 서로를 더욱 깊이 알아가는 시간도 가졌다.

살러의 가치를 빛내는 마을프로젝트
 살러 4기는 공동체 디자인회의를 통해 `열린 마음으로 관계 속에서 성장하며, 프로젝트를 통해 젊음의 가치를 남해에 전달합니다`라는 목표를 세우고 대지포마을에서 지역연계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과 소통하며 마을의 자원과 니즈를 파악해 대지포마을에 무언가 기여한다는 프로젝트다. 밭일하는 할머니께 다가가 말동무가 되어드리거나 일손을 거들기도 하면서 정다운 관계를 형성하고, 급기야 집으로 초대받아 과일과 찐고구마, 시금치, 포기김치 등을 한아름 안고 돌아오는 시골의 정을 느끼기도 했다. 


 또 대지포마을에 많은 빈집들 중 마을입구의 빈집 마당에서 무성히 자란 풀을 뽑고 쓰레기를 정리하는 활동을 펼치며 마을의 첫인상을 바꾸기도 했다. 이후 그 마당에서 상주면에 정착중인 살러 3기 작곡가 권 월 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남해생활의 현실적인 장단점 등을 알아가는 시간도 가졌다. 앞으로도 이들은 마을의 기억을 모아 이 빈집공간에서 전시하거나 마을주민들을 위한 일일카페 프로젝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도시청년들이 한달살러, 남해를 통해 힐링하는 한편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서는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일부 참가자에게는 남해의 매력을 알아가며 자신의 꿈을 남해에 투사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는 시간도 되는 것 같다.
 
한달살기는 눌러앉기의 프로토타입
 살러 운영팀은 살러들이 남해에서 생활하는 시간들을 여가로만 느끼기보다 활동으로 여기길 바라며 공동체 프로젝트에 특히 힘을 주었는데 도시청년들의 이주, 정착의 형태가 개인보다는 그룹의 형태가 이상적일 것이라고 판단한 부분이 크다. 소통과 협업을 통해 서로의 빈틈을 채우기도 하면서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로컬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청년단체 살러는 지속가능한 남해살기를 위해 건강한 공동체 유지에 세심함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살러는 그동안 3기에 걸쳐 29명이 참여했고 그 중 4명이 남해에 정착해 현재 활발한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크고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또 다른 한 명도 남해귀촌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3기 살러에 참여한 쌍둥이 동생에 이어 이번 4기에는 형이 참여하고 있는 재미있는 사례도 있다. 


 이번 4기에서는 몇 명이나 남해에 눌러앉을까? 물론 남지 않아도 좋다. 남해에서의 한 달이 그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추억과 힘찬 내일을 열어갈 긍정에너지를 주었다면 그들은 본래의 일상에서 추억속의 남해를 예찬하며 다른 이들의 발걸음을 남해로 이끄는 마중물이 될 것이고, 그들 자신의 발걸음도 행복한 기억을 쫓아 언제고 다시 남해로 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살러 4기의 한달살기는 이제 절반의 시간을 넘어섰다. 이왕이면 남은 시간동안 남해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한 틈새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워 남해정착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살러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도시청년들에게 남해의 매력을 알리는 이러한 한달살기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 되어서 도시청년과 남해청년 간의 소통과 협업, 재능의 콜라보로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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