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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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10.29 10:16
  • 호수 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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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도 | 수필가
김 종 도수필가
김 종 도
수필가

 사람이 살다 보면 잘한 일도 있고, 잘 못한 일도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여든평생 살아오면서 서운하거나 아쉬운 일, 잘못한 일이 너무 많지만 그래도 몇 가지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잘한 일이나 후회스럽지 않은 일이 있기에 몇 자 적어 본다. 


 이것 또한 잘못된 생각이거나 좋지 않은 글이지만 나 혼자 생각보다 여러분과 같이 비교하면서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기에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다. 


 첫째, 자동차 운전 면허시험을 두서너 번 치러보았지만 팔자에 없는 것인지 이유 없이 모두 낙방하고 자동차 운전면허증 없이 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으면서도 재도전하지 못한 바보(?)였다. 


 둘째, 컴퓨터를 못한다. 지금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모르면서 구시대 유물로 남았다. 셋째, 농촌에 살면서 약간의 농사를 도우고 있지만 경운기를 비롯한 관리기 등 그 어떤 농기계도 사용할 줄 모른다. 바보 중의 바보가 아닌가 싶다.


 네 번째, 친구가 없다. 술 먹고 인사하며 잘 지내는 동무는 많은 듯한데 관포지교(管鮑之交-관중과 포숙의 우정)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려운 일은 서로 의논하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같이 먹고 싶은 친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끝으로, 공부도 할 만큼 했다. 명색이 대학원까지 졸업했는데 외국인만 만나면 말문이 막힌다. 최소한 영어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헛공부 한 것 같아 아쉬워, 요즈음 조금씩 책을 보지만 기억되지 않는다. 신문지상이나 TV방송에 나오는 외국어(외래어) 중 무슨 말인지 몰라 사전을 찾아보기도 하며 겨우 이해하는 정도이니 헛공부 한 것 같아 후회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잘한 것이나 남보다 좀 다른 자랑거리는 무엇일까?


 첫째, 아들 두 명, 딸 세 명 등 다섯 자녀를 가졌는데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을 보니 너무나 좋다. 둘째, 옛날에 글깨나 아는 사람은 최소한 세 권의 책은 만들어야 한다는데 현재 나는 다섯 권의 저작물을 발간하였기에 하나의 보람으로 여긴다. 『남해사투리사전』, 『머물다 간 흔적』(Ⅰ, Ⅱ-자서전), 『잎새 없는 나뭇가지』(수필집), 『경남방언사전』(공저)이 그것이다.


 셋째, 남들 다 하는데 뭐 너만 하느냐고 핀잔을 주겠지만 모두가 하는 것이 아니기에 팔불출의 입장에서 적어 본다. ○○주부대학장, 초등학교장, 종친회장, 향교 전교 등도 맡아 보았다. 


 넷째, 재능기부를 많이 했다. 아는 것이 그것뿐이기에 자랑할 것까지는 없지만 로타젝트 진주지역 학생회 강연(약 300명)을 시작으로 남해향교의 충효교실 인성교육(초·중·고·일반 등) 강의 및 군내 노인대학 강사로서의 봉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음도 부끄럽게 여기면서도 자랑을 한다. 


 다섯째, 내 나름대로 잘하는 짓이라는 이유로 결식아동 돕기(교육청)와 향토장학금(남해군) 및 남해중학교 학생들을 위한 격려금 차원의 조그만 성의 표시는 꼭 하고픈 슬픈 곡조(?)를 한 번 읊어본 나만의 행위였기에 여기에 적어 놓는다. 


 "할 말이 하도 많아 하고파도 못합니다"라는 노래 가사마냥 못한 것이 너무 많아 부끄럽지만 그래도 더불어 살아가는 오늘날 서로 이해하고 도우면서 남이 못하는 것 내가 해주고, 내가 못하는 것은 도움을 받아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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