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바라보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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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바라보는 개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11.12 10:24
  • 호수 7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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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떡을 파는 어머니는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고 집에 남은 오누이는 어머니로 위장한 호랑이를 피해 하늘에서 내린 동아줄을 타고 올라서는 달과 해가 되었다. 구전으로 전해오는 해와 달의 탄생 비화이다. 불과 100년전만 해도 인류는 해와 달을 정확히 알지 못했기에 나라마다 다양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고 우리 민족은 달에는 계수나무에 토끼가 절구를 찧으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과학이 발달해 달에 우주선을 보내고 사람이 직접 달의 땅을 밟는 영상까지 보게 되어서야 아무런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는 지구에 속한 위성임을 알게 되었다. 


 막연히 밤길을 비추는 달이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바뀌며 조류에 영향을 주는 것을 알게 되며 달력을 만든 자랑스러운 선조들이 정화수 앞에 두고 가족의 안위를 비는 모습을 보여도 그 시절의 달은 분명 그 소원마저도 들어주었으리라 생각한다. 


 그 옛날 사람의 시선에서는 수많은 전설과 경외의 대상이던 달은 시간이 흐르며 지구를 돌고 있는 위성으로 이해하게 되었지만 달을 바라보는 개의 시선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개의 눈에 비친 달은 시대의 변화와 인간이 발전시킨 과학의 발달과 상관없이 바라볼 때마다 변하는 눈에 보이는 크기와 밝기 외에는 다른 정보는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만이 자연적인 진화 외에 과학과 법을 발전시켜 수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삶의 질을 나아지게 하지만, 과학과 법이 발달하는 만큼 서로에 대한 도덕과 윤리는 달을 바라보는 개의 시선처럼 의미가 퇴색되어간다고 느껴진다.


 아무리 풍족해도 부족하다 느끼는 이유가 비어가는 마음을 물질로 채우려 하기 때문이지 않은가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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