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인강, 일본 대표지성에 코로나이후 공동체의 역할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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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강, 일본 대표지성에 코로나이후 공동체의 역할을 묻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11.19 10:17
  • 호수 7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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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타츠루 강연 `전환시대의 공동체와 그 역할`
"공동체 유지하려면 어른이 있어야" 강조
4일 박동섭 소장 통역으로 온·오프라인 동시진행
2021년 우인강이 지난 4일 상주면종합복지관에서 일본의 대표지성 우치다 타츠루의 온라인 화상강연으로 이뤄졌다.
2021년 우인강이 지난 4일 상주면종합복지관에서 일본의 대표지성 우치다 타츠루의 온라인 화상강연으로 이뤄졌다.
우치다 강연의 통역과 해설을 맡은 박동섭 이동연구소 소장.
우치다 강연의 통역과 해설을 맡은 박동섭 이동연구소 소장.

 2021년 우리마을 인문학 강좌(이하 우인강)가 일본의 대표지성 우치다 타츠루의 강연으로 지난 4일 상주면종합복지관에서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우인강은 남해의 작은 마을 상주면에서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 유창복 초대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장, 고(故)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강수돌 고려대 교수,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등을 초청해 마을, 공동체, 생명·생태, 기후위기 등 이 시대의 중대한 화두를 던지고 해법을 모색함으로써 큰 주목을 받아왔다. 


 우인강은 남해상주마을교육공동체연구회가 주최하고 상주초등학교와 상주중학교, 남해상주동고동락협동조합이 후원하여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의 비판적 지성이자 교육사상가인 우치다 타츠루 교수가 있는 일본 현지와 상주를 연결해 `전환시대의 공동체와 그 역할`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화상강좌를 진행했다. 


 우치다 타츠루 교수는 철학, 문학, 사상,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으며 국내에 번역 소개된 책만 해도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 『어른 없는 사회』, 『하류지향』, 『교사를 춤추게 하라』, 『완벽하지 않을 용기』 등 20권이 넘는다. 


 이날 상주 강연 현장에는 30여명이 참석해 박동섭 이동연구소 소장의 통역으로 우치다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우치다 강연을 마치고 박동섭 소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우치다 강연을 마치고 박동섭 소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공동체 유지는 증여와 전승으로
 우치다 교수의 강연은 사전에 전달한 세 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첫째,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위기라는 전지구적 위기가 닥친 전환적 시기에 혼란을 나타내는 키워드는 무엇이며 그 변화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치다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과 EU 등 선진국에서 의료대란, 의료붕괴가 일어나면서 자국우선주의가 부활하는 동시에 국제적인 협력을 해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리는, 국가주의이면서도 국가를 넘어서야 하는 갈등의 시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이란 존재는 갈등을 경험함으로써 성장하고 마찬가지로 갈등하는 나라가 성숙하고 성장한다고 덧붙였다.  


 공동체를 세우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우치다는 먼저 증여, 내 것을 내놓는 일이라고 말한다. "전 세계 사립학교의 역사를 보면 시장의 요구로 학교가 만들어진 게 아니라 일단 만든 것이다. 바라지도 않는데 손을 잡고 받아달라고 하는 개념, 그것이 학교교육의 출발점이었다."


 그러면서 공동체가 유지되려면 일종의 사명감이 필요하다. 긴 시간을 지나며 형성된 공동체는 그 시간 속에 누군가 받은 것을 저장하면 안 된다. 내가 마지막 사람이 되면 안 되고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책, 학교, 도서관이 그 역할을 한다.


 또 `코뮨`의 출발점은 가톨릭 교구, 즉 교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종교공동체였으며, 이 공동체는 다른 세계의 사람, 즉 죽은 자들과 새로운 생명, 다음세대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우치다는 말한다. 우리는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지속적으로 전승받아왔으므로 다음세대에게도 전승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결정적인 갈림길은 죽은 자를 추모하고 장례를 치른다는 것, 즉 죽은 자와의 소통이라는 오래된 인류학적 지혜이며 이렇게 죽은 자를 염두에 두는 사람들은 타자에게도 관용적이다.


 공동체를 유지하려면 `어른`이 있어야 하는데 `어른`은 마을 전체의 일, 공공의 일을 `나의 일`로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일을 묵묵히 실천하는 이라고 우치다 교수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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