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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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길
  • 남해타임즈
  • 승인 2021.11.19 10:55
  • 호수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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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잘살아보세"를 외치던 70~80년대만 해도 결혼 후 자녀를 출산한다는 것은 대를 잇는 것 외에도 가정의 경제력을 분담하는 의미가 포함됐다. 많은 가정의 자녀들은 학업을 하며 가사를 도와야 했고 농촌에서는 계절마다 공부보다 농사일을 돕는 것에 많은 시간을 들이기도 했다. 그 시절 자녀 수는 부모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키우는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반대로 가난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아무리 많은 자녀를 두었다 해도 형과 언니가 동생들의 뒤치다꺼리를 도왔다. 


 경제력과 모든 것이 나아진 지금 우리의 처지는 크게 달라졌다. 저출산으로 인해 정부가 출산장려금을 지원하는 정책까지 펼치고 다양한 복지정책을 만들어도 지금의 부모들은 본인의 행복과 극복하기 힘든 사회의 불균형 발전을 이유로 출산과 양육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 문제는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선진국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고등학교만 졸업시켜도 자신의 진로를 알아 나아가던 그 시절은 자녀들은 직장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주말이면 일손을 도우려 고향 집을 찾았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대다수는 주말이면 맛집을 찾거나 여행을 하여도 농번기 일손을 도우려 하지는 않는다. 대학을 졸업시키고 취업과 결혼까지 시켜야만 부모의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실태가 바뀐 지금 부모의 도리만 남아 인생의 절반을 자식에게 바치지만 정작 본인의 노후는 요양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부모에게 받은 30년 이상의 사랑을 자녀에게 돌려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나에게 베풀어준 사랑을 당사자인 부모에게 바치는 것에도 최선을 다해야만 올바른 사회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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