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시종 작가 신작 장편소설 『황무지에서』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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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시종 작가 신작 장편소설 『황무지에서』 펴내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기자
  • 승인 2021.11.26 11:08
  • 호수 7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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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으로 변한 산 울창한 숲으로 일군 주인공
숲의 변화 통해 굴곡진 우리 역사 드라마틱하게 그려

 남면 평산 출신 백시종 작가가 장편소설 『황무지에서』(문예바다)를 출간했다. 매년 육필(肉筆)로 쓴 장편소설을 출간해 온 백 작가는 지난해 동리문학상(『누란의 미녀』), 올해에는 세종문화상(『오옴하르 음악회』)까지 수상하는 등 왕성한 활동과 뛰어난 작품성까지 인정받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황무지에서』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치른 이 반도의 민둥산에 생애를 바쳐 산림녹화(山林綠化) 사업을 하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이 엮어내는 시대의 아픔과 애환 그리고 사랑 이야기가 담겼다.


 백 작가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만 1년간 『황무지에서』를 집필했다. 백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만 1년간 『황무지에서』에 매달렸던 매일매일이 들뜸의 연속이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집필 그 자체가 마치 좋아하는 리듬에 몸을 맡긴 것처럼 나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야기의 배경은 그가 1994년 이사와 27년 넘게 살고 있는 양평이다. 그는 "양평에 둥지를 틀고 20편이 넘는 장편소설을 발표했지만 정작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은 1998년 완성한 『물』이 유일하다"며 "소재를 찾기 위해 세계 여러 곳을 누볐던 취재탐방이 갑자기 막히고 주변 지인들의 권유에 양평의 이야기를 적게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양평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큰 성공을 거둔 의병활동이 지평에서 일어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야기 소재는 충분했다. 백 작가는 여기에 숲 이야기를 추가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잔혹하고 처참한 전쟁을 치르고 세계에 유례없는 황폐한 황무지로 변한 양평 땅, 아니 한반도 남쪽 지역 전체가 어떻게 그처럼 빠른 시일에 참으로 건강한 자연 숲을 이룰 수 있었는가, 전설 같은 성공담이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작품 해설을 실은 이재복 한양대 한국언어문학과 교수는 "백시종의 룙황무지에서룚는 독특한 관점으로 우리의 역사를 형상화하고 있다"며 "우선 이 소설의 중심을 이루는 시공간부터가 남다르다. 소설에서의 시공간은 이야기를 수렴하고 확장해나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배경이 아닌 서사의 실질적인 토대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이 교수는 "(소설 속 주무대인) 지평한의원의 복원은 곧 역사의 복원을 의미한다. 밑동과 둥치가 훼손되어 버린 엄나무로 표상되는 조씨 가문의 비극적인 역사는 그대로 우리 민족의 수난사에 다름 아니다"라며 "이 상처를 풀어내고 해소할 주체는 우리 자신이다. 만일 우리가 그것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역사의 지평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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