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를 남해의 독창적 문화로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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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를 남해의 독창적 문화로 만들어 갑시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2.08.12 16:49
  • 호수 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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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문화재야행` 준비하는 남해문화원 하미자 원장·김미숙 사무국장

남해섬 유배를 자처하노라! 오는 10월 8일과 9일 양일간 남해읍 일대에서 `유배`를 테마로 한 대규모 축제 `남해 문화재야행`이 열릴 예정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1년에 6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는 남해이지만 삼동, 남면, 창선, 미조, 상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관광특수를 누리지 못한다. 특히 남해읍은 특별한 문화행사나 볼거리가 없어 주말에도 한산하다. 그렇다면 올 10월에 열릴 문화재야행 축제가 남해읍을 살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남해군 문화관광과와 함께 이 축제의 기획과 운영총괄을 맡고 있는 남해문화원 하미자 원장과 김미숙 사무국장을 만나 축제 준비과정과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유배`라는 테마를 전면에 내세워 남해읍을 중심으로 한 축제를 기획한 것이 신선하다. 처음에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하미자 원장(이하 하): 군 전체인구 3분의 1인 1만3천 명가량이 살고 있는 남해읍이지만 단독으로 하는 문화예술축제는 아직까지 하나도 없다. 테마가 있는 축제로 기획했다. 이 축제는 원래 박영일 군수 때 기획된 것인데 최종결재가 안 돼 잠자고 있다가 군 문화재 팀에서 발견하고 문화원에 들고 왔다. 김미숙 사무국장이 당시의 기획안은 이미 시간이 흘러 부족한 게 많다며 몇날 며칠을 보강해서 기획안을 새로 내놨다. 문화재청에 4개의 사업이 올라가서 선정이 됐다. 그중 문화재야행 사업의 `유배` 테마는 전국에서 남해밖에 없고 독창적이어서 문화재청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유배문학관 역시 전국적으로 하나밖에 없으니 유배문학관을 전국에 알릴 기회도 될 것이다. 
 
축제의 성격을 간단히 설명해준다면
 김미숙 국장(이하 김): 조선시대 남해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유배객만 166명에 달하고 실제로는 230여명이 왔다고 한다. 왕손부터 정승, 궁녀, 천민까지 다양한 계층이 유배를 왔다. 그런가 하면 현대인들에게 남해는 바쁘고 긴장된 일상에 지쳐 유배를 자처하듯 찾아오는 휴양의 섬이다. 남해군민은 물론이고 관광객들에게 `유배`의 어두운 면이 아닌 풍류와 여유를 즐기던 낭만유배객이 되어볼 것을 권하려 한다. 
 
남해향교부터 전통시장과 효자문을 거쳐 유배문학관까지 공간적으로나 예상 참여인원으로나 규모가 대단하다
 김: 남해향교에서 전통시장 유배문학관까지 남해읍 일원에서 10월 8일 오후 6시부터 1박 2일간 진행되는 대규모 축제다. 첫날 열리는 `한복 퍼레이드`만 해도 왕과 왕비, 정승과 궁녀, 천민까지 유배객들이 기억하는 조선시대 다양한 계층의 모습을 재현한다. 한복을 입고 참가하는 인원만 500명이 넘는다.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서는 지자체, 의회, 체육회, 여성단체, 향교, 예술회, 노인회, 새마을지회 등 유관단체, 학생 할 것 없이 모든 지역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꼭 필요하다. 
 야외무대에서는 뮤지컬 <김만중>을 올리는데 남해 출신 김민혁 씨가 총연출을 하게 된다. 군민배우를 뽑아서 우리가 직접 만든 뮤지컬을 선보인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어르신 문화 일색으로 가지 않고 조선팝, 댄스 경연대회 등 젊은이를 위한 행사도 마련한다. 
 전통시장 아랫길은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해 각종 체험과 버스킹 공연, 먹거리장터와 특산품 판매장, 플리마켓 등 한가롭게 거닐고 먹고 즐기게 할 예정이다. 점차적으로 행사들을 확대해가려고 한다. 이제는 예산만 있으면 지속가능한 축제를 넘어 남해경제 활성화를 비롯해 여러 방면에서 확장가능성이 있는 축제로 가야 한다고 본다. 
 
문화원 안 곳곳에서 화관이며 한지등, 청사초롱, 꽃등 등 소품들이 제작되고 있는 것 같다 
 김: 퍼레이드를 할 때 쓰게 될 빛이 들어오는 화관 1000개, 청사초롱 500개, 큰 한지등 300개 등을 주민과 문화원 강사, 회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만들었다. 이걸로 읍 곳곳을 장식할 것이다. 멋스런 한지등과 야간경관조명, 음악과 춤이 어우러져 우리의 전통을 멋스럽게 살린 곳이란 걸 보여주려고 한다. 
 
축제가 성공하려면 군민들의 적극적 참여도 필요하고 문화원과 문화재팀, 예술팀이 컨트롤타워가 되어 각 단체들이 손발을 척척 맞춰야 하는 게 관건이겠다
 하: 우선 차없는거리를 위해 사무국장에게 집집마다 상가마다 면담을 하라고 했다. 가서 사업 내용을 일일이 설명했다. 다행히 주민과 상인들이 그동안 직접 찾아와 상의하고 설명을 해주는 이가 없었다며 고맙다고 인사했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움직여줄 수 있도록 두 번 세 번 찾아가 설명했다. `그냥 오세요` 하고 마냥 앉아서 기다리면 안 되고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번 축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군민, 읍민들의 열정적인 참여다. 첫째는 우리가 나서고 다음에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각 기관단체들이 역할분담을 잘해서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만 최선을 다해주면 이 축제는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고 본다. 전력투구할 것이다. 야행은 매년 행사로 할 계획이다. 그러려면 일할 사람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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