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숲속

2015-02-21     김용엽 시인

비가 개인 아침
말 발굽소리 내던 천둥은 산 타고 멀리 갔다
박주가리 소나무 배흘림기둥을 기어오르고
복수초 세수하고
매발톱 씨나락 까부리는 소리에
개망초 잠깬다

아름다운 밀식의 조화로움
끼리끼리 모닝키스
햇빛이 겨우 숲 봉창에 난 구멍으로
논물 대듯 밀려올 즈음
이슬 젖은 날개 말리는 잠자리
건너 마실 갈 채비 분주하다

늘 구석자리 앉아 있던 그늘골무꽃도
여린 햇빛에 기대어 내게도 봄은 오려나 중얼거린다
얼마 남지 않은 이 산뜻한 아침이 가고 나면 왠지
자신감이 붙을 것 같은 아주 좋은 예감
오늘을 반성하고 내일을 기쁘게 설계 한다
모두가 깔깔대며 공명을 즐기는 그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