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원사지(遠願寺址), 바람공양

2020-03-19     남해타임즈
김 용 엽
시인

원원사지(遠願寺址)
그 가을 원원사지 숨결을 느낀다
금당의 우람한 사묘들 친견하듯
부서진 석등 위의 조락은 여전한데 
무시로 떨어지는 솔방울이 가슴을 치고
장대석 사례치는 그 너머 한때의 영화
눈물이 마른자리 뼈마디가 저려온다
옥개석 사이로 불어온 소슬바람
엉성한 흙 계단에 늙은 잎들만 쌓여
시한부 붉은 염증이나마 염불하고 있다.

바람공양
 구름도 헝클어질라 목탁 닮은 계재골
맨발로 산발한 채 슬그머니 다가와서
풍경에 부딪히며 온몸으로 읊는 독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