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풀꽃처럼

나의 고향, 나의 삶 94 月河 양영근 | 시인, 한국전문신문협회장

2021-06-25     남해타임즈
月河 양 영 근
시인
한국전문신문협회장

잡초와 잔디에 뒤엉켜
살짝 고개 내민
수수한 너를 발견하고
조용히 눈을 맞춘다.
유혹하는 치장도 없고
향기로운 명함도 없지만
분명 꽃은 꽃이다.
이름 없는 꽃이 어디 있으랴
내가 이름을 모를 뿐
귀한 꽃 천한 꽃이 따로 있으랴
가꾸기 나름인 것을
척박한 땅에서는 그 어떤 꽃도
움츠리며 엎드려 살 뿐이다.

저절로 피었다가 지는 풀꽃
슬퍼할 이 없겠지만
억척같이 뿌리내리고
다시 황야에 씨를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