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인생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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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인생을 배운다
  • 석숙자
  • 승인 2009.11.06 11:42
  • 호수 1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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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1월, 아침저녁으로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 실린 기온이 조금은 싸늘하게 느껴진다.
 더없이 높게 떠 있는 구름 사이로 보이는 푸르디푸른 가을 하늘! 우리나라 아니 남해의 가을 하늘 만큼 맑고 투명하고 청명한 하늘은 세계 어느 곳을 가 봐도 보기 힘들다. 독일에 살면서 내내 우리나라의 청명한 가을 날씨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부산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떠난다는 것! 여행은 무엇을 찾아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다.
기차를 타고 아니면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스치는 밖의 풍경들을 바라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떤 생각에 빠져들게 된다. 지금의 나의 생활, 나의 위치, 나의 장래, 나는 지금 현재 내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얼마만큼 신뢰를 얻고 있는지 등 스스로를 한번쯤 되돌아 생각하게 해주는 것이 여행이다. 오랜만의 나의 부산 여행도 그랬다. 
나는 사계절 중에 우수에 젖어볼 수 있는 가을을 가장 좋아한다. 가을을 더 깊이 느끼고 싶어 나는 떨어져 나가 앉은 언덕배기 산으로 올라갔다. 낙엽이 쌓인 숲속을 걸으며 예쁜 빨간 단풍잎을 만져보는 여심.
가을의 낙엽은 인간의 본심을 아주 착하게 만들고, 시인으로 만들어버렸다. 아스라이 눈 아래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들. 낙엽을 밟으며 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소월의 초혼을 읽어보았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 석숙자 독일마을 주민대표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그 이름이여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낙엽과 같은 우리네 인생…, 낙엽은 우리에게 인생을 알게 한다. 푸르디푸른 연한 잎에서 핏빛 붉은 단풍으로 종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우리네 삶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니까 말이다.
깊어가는 가을날. 내 인생에도 희로애락이 있었다. 기쁜 일 즐거운 일 슬픈 일들 속에 늘 반성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면서 더욱 성숙해졌다는 것을 나는 스스로 믿고 있다.
 짧은 기간의 여행이지만 여행은 항시 내게 새로운 활력소와 용기와 희망을 안겨준다. 깊어가는 이 가을! 당신에게도 여행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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