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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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마음
  • 이유은(해성중 3학년)
  • 승인 2009.11.12 16:21
  • 호수 1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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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남해문화의 날 글짓기대회 중학생 산문 최우수작

요즘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 엄마에 대해 자주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대역 죄인이다!’

만약 전생이 있다면 엄마는 분명 대역 죄인이었을 것이다. 전생에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으면 나같이 공부도 안하고 청소도 안하고 말도 안 듣는 딸과 나만큼이나 버릇없고 온갖 못된 짓만 하는 동생들을 키우셔야 하는 걸까?

그리고 나와 동생들은 얼마나 착한 일을 많이 했으면 엄마 같은 사람을 우리 엄마로 삼게 되었을까? 나는 정말 행운아인가 보다.

하지만 난 내가 행운아인걸 알면서도 엄마에게 대들고 짜증을 낸다. 그냥 편한 사람이기 때문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엄마에 대한 아무런 미안함 없이 스스로 나를 위안한다. 정작 위안 받을 사람은 엄마인데 말이다.

한번은 친구와 싸워 울면서 집에 들어온 적이 있다. 그때 엄마는 놀라며 왜 우냐고 물으셨다. 하지만 난 그때 모든 것이 짜증나 있었다. 그래서 “아 싫어 나한테 말 걸지 마! 엄마가 알아서 뭐할 건데!”라며 정말 미친 사람처럼 소리치며 방문을 쿵 닫고 나와 버렸다.

그런데 몇분 후 밖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놀라서 방문을 살짝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난 그때 엄마가 우는 모습을 처음 봤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엄마에게 달려가 무릎을 꿇고 미안하다고 용서를 빌었다.

엄마의 억장이 얼마나 무너졌을까? 내가 엄마였다면 한대 아니 백대 정도 뺨을 내리쳤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나를 한대도 때리지 않으셨다. 그리고 나를 안아주면서 “괜찮아, 미안하면 됐어, 엄마가 니 마음 모르고 무작정 이유부터 물어봐서 미안해”라고 하셨다. 그 소리를 들으니 눈물이 더 쏟아졌다.

왜 이런 나를 사랑하셔서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은 돌보지도 않고 이렇게 쉽게 용서를 하시는 건지…, 내가 엄마가 된다고 해도 정말 무한한 사랑을 자식에게 줄 수 있을까? 아마, 아마도 난 못할 것 같다.

엄마라서, 엄마이기 때문에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 난 솔직히 이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엄마는 엄마라서 엄마이기 때문에 존경받고 누구보다 사랑받아야 할 존재이다.

하지만 이 세상 어느 것도 엄마의 사랑을 대신할 수 있는 위대한 사랑은 없다. 우리가 아무리 존경하고 사랑한다 해도 엄마의 사랑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받은 그 갚을 수 없는 위대한 사랑을 내 후손들에게 똑같이 나누어 줄 것이다. 생각해보면 엄마의 사랑 아니 어머님의 사랑은 자연의 이치인 것 같다.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그 아무도 거부할 수 없는 최과학적인 자연이다.

청명하고 넓은 하늘을 바라보니 엄마가 생각난다. 하늘을 향해 외친다. 엄마, 아니 어머니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작은 외침이지만 큰마음 엄마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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