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고 제4회 해외 어학 연수를 다녀와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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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고 제4회 해외 어학 연수를 다녀와서(2)
  • 정민근(남해고 1학년)
  • 승인 2009.11.19 17:41
  • 호수 1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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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정말 신기했던 것은 놀이문화였다. 우리가 소풍을 가서 하는 보물찾기, 의자놀이, 그대로 멈춰라 등의 놀이를 필리핀에서 볼 수 있었다.

상품으로는 연필, 농구공, 공책 등이 있었는데 우리에겐 쉽게 구입이 가능한데 비해 필리핀은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가 받은 상품은 부용초 학생들에게 모두 나눠줬다.

언제 한번 타국의 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시간을 같이 보내겠는가? 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을 보니 한국에 있는 동생이 떠올라 더 잘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마지막 야외활동을 마치니 어느덧 캠프의 막바지에 다다랐다다. 마지막 시간을 의미있고 알차게 보내기 위해 모두들 클로징 파티 준비에 열심이었다.

마지막 수업에서는 그동안의 생활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한달 동안 같이 지낸 정 때문인지 친구, 후배, 그곳 매니저 할 것없이 모두와 떨어지는 것조차 싫었다.

사진을 즐겨찍지 않는 나였지만 이날만은 있는 표정 없는 표정 다 지어가며 찍어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졸업식 & 클로징 파티가 시작됐다.

초·중·고등부별로 준비한 춤과 노래를 선보인 후 선생님들의 춤과 노래 공연도 볼 수 있었다. 춤을 추는 걸 볼 때엔 박수를 치며 흥에 겨웠지만 노래를 들을 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내렸다. 모두 다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떨어지기 싫은 마음, 좀더 오래 같이 머무르고 싶은 마음. 졸업장 수여와 선물교환의 시간이 돌아왔다.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와 동시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평생 서로에게 기념이 될 선물을 주고 받으며 평소 서로에게 간직하고 있었던 감정을 모두 하나된 눈물로 알 수 있었다.

만남은 이별을 잉태하고 있듯이 점점 헤어질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귀국을 하기 위해 세부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서는 모두들 말이 별로 없었다. 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보고싶을 때마다 이젠 볼 수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수하물을 검사하는 입구 앞에서 Tommy원장님과 악수를 나누고, 또 Jimmy 매니저에게도 악수를 나눴다. 남자라는 체면 앞에 울음이 나오는 걸 억지로 참았지만 정말 힘들었다.

정이라는 것이 사람을 여간 괴롭히는게 아니었다. 한달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처음에는 언행이 어색하고 서툴렀다. 하지만 ‘시간이 문제 해결의 열쇠’ 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일이 자연스러워지고 능숙해졌다.

나의 1:1 선생님들 중 Teacher Chato 그녀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를 배웠다.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굴복하지 않고 행여 실패하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그녀, 부모님을 제외하고 내가 여태껏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본받고 싶은 삶의 자세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Fight to survive, Never Surrender”라는 말을 남겼다. 이 한문장에서도 그녀가 생각하는 방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귀국을 하고 마지막 인천공항에서 또한번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제일 친했던 또래 친구들과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눌 수 있어서 그나마 서운한 마음을 덜 수 있었다.

이번 어학연수를 통해서 학습 뿐 아니라, 사회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 듯 싶다. 또한 상호간에 지켜야할 예의 등 뜻하지 않았던 것들도 덤으로 얻었다.

난생 처음 해보는 체험들에 많이 두려웠지만 실상 한번 해보면 큰 어려움이 없다는 걸 알았다. 특히 무엇보다도 영어로 대화를 하는 데에 자신감이 붙게 돼 뿌듯했다.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는 사실도 나에겐 큰 자부심이었다. 이번 어학연수, 고교시절의 추억을 담을 나의 가슴에 소중한 첫번째 추억으로 고스란히 안착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소중한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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