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나비생태공원 나비사육사 권민철의 나비강좌 <6>
상태바
남해군나비생태공원 나비사육사 권민철의 나비강좌 <6>
  • 권민철
  • 승인 2009.11.19 17:48
  • 호수 1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비의 날개

나비의 날개가 아름다운 것은 날개 표면에 가득한 비늘가루(인분) 때문이다.

하나하나의 비늘가루는 마치 세포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비늘가루는 기왓장 모양으로 질서 정연하게 날개에 꽂혀서 배열돼 있는데 다양한 색채와 무늬가 나타나게 하는 열쇠가 된다.

즉 날개의 색채와 무늬는 비늘가루의 색과 빛의 산란현상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애벌레가 먹이식물(식초식물)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화합물질에 의하거나 번데기시기에 생기는 노폐물을 포함한 색소가 더해져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이 만들어지며 이를 ‘색소색’이라고 한다.

또 날개의 비늘가루의 물리적 성질에 의하여 나타나는 구조색과 이 두가지의 조합에 의한 복합색이 있으며 이들 색 때문에 나비는 어느 누구도 흉내를 낼 수 없는 화려하고 현란한 색상을 지니게 된다.

특히 구조색은 날개 표면에서 빛의 간섭이 일어나 광채를 띠는데 우리나라의 오색나비류가 보는 각도에 따라 짙은 보라색을 띠는 것을 한 예로 설명할 수 있다. 또한 나비는 서식하는 장소에 따라 날개의 색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매우 작은 차이여서 초보자가 느끼기 어렵다.

변온동물인 나비의 체온은 기온이 좌우하므로 태양열을 날개를 통해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풀밭에 사는 나비는 태양에 많이 노출되므로 날개의 색이 밝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반면 숲에 사는 나비는 상대적으로 태양에 덜 노출되므로 날개의 색이 검은 편이다.

대게 평지에 날아 나온 제비나비와 같이 검은색의 나비는 몸이 뜨거워지기 전에 평지를 빠르게 통과한다.

날개의 역학적인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 현재 나비와 잠자리 등 여러 곤충의 비상에 대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대개 날개가 넓으면 나는 속도가 느려지고, 삼각형이고 폭이 좁으면 빠른 것이 특징이다.

또 날개에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몸통의 크기도 나는 속도를 좌우한다. 즉, 흰나비들 대부분은 날개에 대한 몸통이 가늘기 때문에 빨리 날지 못하지만 대신 기류를 이용한 방향전환이 빨라 새나 잠자리 같은 천적을 피할 수 있다.

한편 팔랑나비의 종류는 날개가 삼각형이고 몸통이 커서 아주 빠르게 날아다니며, 나는 속도는 약 시속 40km로 조사돼 있는데 나비 중에 가장 빠른 종류에 속한다.

날개의 맥은 체액이 드나드는 통로가 될 뿐 아니라 날개의 뼈대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이중 앞선두리맥은 날아다는데 매우 중요해서 만약 이 부분이 상하면 나비는 제대로 날 수 없다. 날개 맥의 생김새는 종에 따라 약간씩 다르며 분류학자들은 이 맥의 차이를 찾아내 나비의 진화계통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비가 오면 곤충은 날아다니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비늘가루가 덮인 나비는 비가 어느 정도 와도 날아다닐 수 있다. 그 이유는 비늘가루가 지방질을 품고 있어서 물이 흡수 되지 않고 물방울처럼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한편 아침 일찍 또는 기온이 낮은 높은 산에서 사는 나비인 경우 온도 차 때문에 몸에 작은 이슬방울이 맺힐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은 물이 비늘가루에 스며든 것이 아니라 실내외 온도차가 나는 유리창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