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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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 최 은 어린이책시민연대 남해지회
  • 승인 2009.12.02 14:47
  • 호수 1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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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은

작년 우리집에 다섯 아이들이 올망졸망 모여 살 때 어느 날 저녁, 아이들을 불러놓고 이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니 어느 새 눈은 초롱초롱, 얼굴엔 웃음이 가득. 읽을수록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책이다.

봄이면 개나리꽃이 담장 너머로 활짝 피어 있는 밤티마을 큰돌이네집엔, 엄마는 어딘가로 가버리고, 나이 드시고 늘 기침을 하시는 할아버지와 목수지만 매일같이 술을 드시는 아빠 곁에서 큰돌이, 영미 오누이가 가버린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며 사이좋게 살고있다.

그러다가 이웃집 할머니의 도움으로 여동생 영미는 남의 집에 양녀로 가게 된다. 영미는 거기서 예쁜 옷 입고 예쁜 가방 메고 꿈에 그리던 집에서 좋은 양부모와 편안한 생활을 누리지만 오빠와 가족을 그리워하는 영미의 마음이 참 안쓰럽게 그려지고 있다.

그러던 중 큰돌이네 집엔 못생겼지만 힘이 세고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마음씨 좋은 곰보아줌마가 들어와 살게 된다. 흔히 말하는 ‘새엄마’이다.

이 책에 나오는 새엄마가 이집에 들어온 이후로 모든 것이 마술처럼 변한다. 매일 기침만 하시고 씻지도 않아 지저분했던 할아버지는 금세 씻겨져서 새 옷으로 갈아입혀지고 빨랫줄엔 빨래가 널리고 마당 한구석엔 텃밭이 생기고 도배하고 페인트칠하고…

처음에 큰돌이는 진짜 엄마가 돌아오길 바라서 아줌마가 온 것이 엄마 자리를 빼앗는 것 같아 싫어했지만 금세 적응을 하며 동생 영미랑 같이 살기만을 바라게 된다.

한편 영미의 보물상자엔 가족들을 다시 만나면 줄 선물들로 채워지고 영미는 그렇게 외로움을 달래며 버틴다.

하지만 양부모님도 그 사실을 알고, 결국 영미를 원래 살던 집으로 보내기로 결심하고 눈물로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면서 이 책은 끝이 난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좋다. 새엄마도 영미의 양부모님도 그리고 이웃을 아끼고 염려해주는 옆집 할머니도. 그래서 읽어가는 동안 이런 사람들로 인해서 가정이 아름답게 만들어져가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다.

이 책에 이어서 영미가 밤티마을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서 일어나는 일들을 재미있게 그려낸 ‘밤티마을 영미네집’ 이 2권으로 이어진다.

숨 가쁜 줄 모르고 읽다보니 어느새 한권을 다 읽어 줬다. 다음 책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흥분된 모습을 보니 빨리 2권을 사서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목 아픈 줄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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