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참(同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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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참(同參)
  • 김수현
  • 승인 2009.12.03 19:59
  • 호수 1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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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일중고생 교류 연수 일본 체험기 (1)

“스미마셍”
실례합니다. 나는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다녀온 일본에서의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6박 7일의 일정을 여기다 모두 상세히 담아내기는 힘들겠지만 인상에 깊이 남았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담아보겠다.
처음으로 TV가 아닌 내 두 눈으로 바라 본 일본은 그저 한국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단지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이 일본어 밖에 없었다. 그것 말고는 비슷해서 오히려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도로도 우리나라랑 똑같은 도로 같아 보이는데 오른쪽, 왼쪽 반대로 차들이 달리고 있고, 버스도 똑같은 버스인데 타는 곳이 반대다. 일본이었다. 내가 일본에 온 게 확실했다. 그제야 실감을 하게 됐다.
나는 평소에 일본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았다. 툭하면 ‘독도’문제로 붉어지는 언론, 수업시간에 배우는 일제강점기 때의 문학들. ‘일본은 그저 우리에게 적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머릿속에 박혀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는 일본 가수들이나 배우들에게도 관심이 없었고, 일본어 수업시간에도 크게 집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나의 생각에 많은 변화를 줬고, 일본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줬다. 나는 일본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그저 들리는 말만으로 일본을 단정지어버리고 인식하게 돼버린 것이었다.
일본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많았다.
이번 연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외무성에 방문한  일, 학교방문, 호텔마저도 내가 누리기엔 너무나 호화스러운 혜택이었다. 그 속에서 조금 더 관찰하고, 조금 더 발견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러기 위해서 일본에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속상한 일이 한 가지 있었다. 일본의 문화를 배우는 일, 관찰하는 일 다 좋지만 그들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 느끼는 것이 더 뜻 깊은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일본을 바라보기는 했지만 자꾸만 들려오는 일본어에 나는 작아졌다.
일본어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인사뿐이라 인사 이후엔 그저 침묵을 지키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환영중식회’를 할 때 테이블마다 함께 움직여준 통역사들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대화를 할 때마다 언제 고개를 끄덕이고 웃어야 할지 몰라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속에 할 말이 많아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가 없으니 답답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조금 더 알아 볼 수 있는 일본의 문화를 놓친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속상했다.
한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본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모든 활동들이 기억에 남고 생각이 나지만 방재교육체험 시설이 특히 인상깊었다. 일본은 자연재해 중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이고, 그에 따른 예방이 철저하고 준비를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했었다.
정말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아무 예고 없이 닥치는 자연재해 앞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그런 시설에서 자신이 직접 체험해봄으로써 다음번에는 침착하게 대처 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고 느꼈다.
지진을 직접 느껴 보기도 했는데 지진이 일어나는 상황의 화면이 정말 실감나게 보였다.
진도를 알고 체험을 하다 보니 그저 여유롭게 흔들림을 느꼈을 뿐이지만 진짜 지진이 일어난다면 겁에 질리고 무서울 것이라 생각됐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지진에 하루하루가 두려울 것 같기도 하다.

<다음호에 계속>

▲ 김수현 남해해성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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