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있는 승첩제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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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있는 승첩제로 만들어야
  • 김종욱 기자
  • 승인 2009.12.10 16:57
  • 호수 1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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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추운데 나오지 말자니까”, “그러게. 딱히 볼 것도 없고 사람도 없는데….” 승첩제에서 지나가던 행인들이 자기네들끼리 주고받았던 대화 중 일부다.

눈앞에서 펼쳐진 상황이 이러한데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만 탓할 수 있을까.

작년 승첩제 평가회에서 노량해전 재현은 화공술이 미흡하고 야외공연은 관람객 저조, 임란수군음식시음장은 관광객보다 지역민들이 대부분 이용했으며 전선모형조립, 탈, 칼, 활쏘기 등 체험행사에는 관광객 참여가 저조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올해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추운 날씨 탓에 관광객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은 물론이요 프로그램 진행은 어설프고 급조된 느낌마저 들었다.

상설프로그램으로 마련된 거북선 모형만들기는 손가락 한마디정도의 크기에 참가하고 싶은 의지가 사라졌고, 작년에 그나마 호응이 좋았던 활쏘기 체험은 진행조차 하지 않았다. 노량해전을 재현할 때도 폭죽으로 멋진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지만 폭죽을 모두 소진한 탓인지 기대했던 멋진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남해읍에 거주하는 김아무개 씨는 “타지의 친구들을 불러 함께 축제를 즐기고 싶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취소됐다. 승첩제를 관람해 보니 약속을 취소한 것이 오히려 다행스럽게 생각된다”며 미흡한 축제를 질책했다.

그렇다고 승첩제가 마냥 실패작인 것은 아니다. 노량해전재현과 해군시연, 총통발사시연 등은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 외에도 장점들이 많을진대 흥행에 실패하고 혹평을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승첩제만의 ‘특색’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다른 행사에서도 본듯한 프로그램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날씨상황마저 좋지 않았다. 여러 악재에 승첩제의 ‘매력’이 묻힌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축제시기 변경의 필요성이 대두돼왔다. 타 지역의 이순신 관련 축제는 대부분 이충무공 탄신일을 전후해 펼쳐지고,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승첩제 시기를 변경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 또한 노량해협에서 끝내지 말고 주변 인프라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노량에서 이순신영상관까지 이순신 테마거리를 조성하고 관광객들을 유혹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해야만 한다.

승첩제는 진화해야만 한다. 내년이면 벌써 10회를 맞게 되는 승첩제, 새롭게 발상을 전환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승첩제는 ‘남해만의 축제’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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