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마을에 찜질방을 보급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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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마을에 찜질방을 보급한다면?
  • 김종욱 기자
  • 승인 2010.01.11 12:18
  • 호수 1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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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제안 릴레이 2

지난해 12월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08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에 따르면 남해군민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33만1338원으로 전북 부안군과 전남 고흥군에 이어 전국 3위를 차지했다. 또한 군민들의 1인당 입원일수는 30.38일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 진료비인 79만9247원과 평균 입원일 17.98위에 비하면 턱없이 높은 수치다. 전국에서 가장 진료비가 낮은 대구 달성군(53만원), 대구 서구(58만원)와 비교한다면 그 차이는 2배가 넘는다.

이 결과는 ‘WHO 건강도시’인 남해군으로서는 나오면 안되는 결과다. 40%가 넘는 60세 이상의 노인비율을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것은 ‘노인이 행복한 도시’와는 거리가 멀다.

군내의 병원을 방문해 보면 항상 많은 어르신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컨디션이 조금만 좋지 않더라도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기 때문이다.

고현에 거주하는 김아무개 어르신은 “조금만 아파도 ‘혹시나’하는 생각에 항상 병원을 찾는다”며 “보일러를 틀어 따뜻한 방에 누워있기도 하지만 기름값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금에야 농한기라 괜찮지만 농번기가 되면 피로조차 풀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해야만 해 건강이 악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농촌지역이라면 피할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군내 일부 마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크게 줄었다. 그곳은 바로 설천 진목, 창선 서대, 삼동 전도마을 등 마을 내 찜질방이 있는 곳이다.

마을의 찜질방은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자식보다 더욱 반가운 효자다. 주민들은 매일같이 찜질방을 찾아 하루의 피로를 풀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다. 이전에는 힘든 농사일로 피곤에 절어도 몸에 배인 절약정신과 어려운 경제 사정을 핑계로 방에 보일러를 켜는 것조차 아까워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손만 잘 씻어도 질병의 90%는 예방된다고 한다. 하지만 매일같이 샤워를 한다면? 질병을 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한 몸이 좋지 않더라도 병원을 찾기 보다는 찜질방과 샤워장을 찾아 피로를 풀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이렇게 찜질방이 전 마을에 들어서지 못한 것은 무엇보다도 한정된 예산 때문이다. 찜질방이 들어설 공간은 마을회관을 신축할 때 자리를 만들면 되지만 물을 매번 끓이고, 온도를 유지해야만 하기에 상당한 유지비가 드는 것이다.

이에 설천 진목마을은 태양열을 설치할 경우 에너지관리공단의 지원이 있다는 것을 이용했다. 마을회관 옥상에 38개의 집열판을 설치하고 이를 샤워장과 찜질방에 이용한 것이다.

총 설치비는 5천만원, 그 중 2500만원은 에너지관리공단의 지원이다. 상당한 예산이 들었지만 설치한 지 1년이 넘는 지금도 따뜻한 물과 뜨거운 찜질방을 거의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회원제로 찜질방을 운영하는 삼동 전도마을의 경우에는 매월 5천원의 회비를 걷는다. 큰 돈은 아니지만 이 회비가 모여 유지비가 나오는 것이다.

찜질방은 한정된 예산을 핑계로 차일피일 설치를 미룰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보다 살기 좋은 마을, 건강도시를 꿈꾼다면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줄뿐만 아니라, 쓸데없는 의료비의 낭비도 막을 수 있는,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행복도시’로의 입지를 높일 수 있는 ‘필수’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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