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수 기자의 금연체험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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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의 금연체험기 4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0.01.14 21:26
  • 호수 1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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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흡연, 순간은 좋았지만 역시… 한달만에 다시 금연시도

다시 담배를 피우는 심정은 복잡했다. 결국 담배에 졌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그동안 참아왔던 흡연욕구를 마음껏 해소할 수 있어 좋기도 했다.

담배와 인연을 끊었던 지난 1년간 접하지 못했던 흡연의 순간은 휴가를 즐기는 기분처럼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평소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는 절대로 금연하지 못할 거라 생각해서 신문사에 입사하기 전에 금연을 한 데 대해 아주 다행으로 생각했는데 한편으론 그 맛이 궁금하기도 했었다. 뒤늦게나마 경험해보니 직장동료들과 함께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하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지난 13개월동안 없었던 새로운 지출이 은근히 크게 느껴졌고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다시 지저분해지기 시작했다. 아침이 상쾌하지도 않았고 몸은 쉽게 피로해졌으며 두통이나 무기력감도 잦아졌다. 마감날 기사를 쓰다가도 틈틈이 담배를 피워줘야 하는 중독단계에 이르자 집중력도 떨어지고 여러모로 귀찮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1년전 금연을 시도했던 이유들이 하나 둘 떠오르자 다시금 담배가 싫어졌다. 하지만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다. 다시 담배를 참으면서 헤아려야 하는 세월들이 막막하기만 했다.

“차라리 담배를 안 팔거나 엄청 비싸게 팔면 끊겠는데” 하며 나라를 원망해보기도 하지만 그다지 의미는 없다. 그렇게 마음속으로는 담배를 싫어하면서 내 몸은 담배연기에 찌들어가던 중 다시 금연을 결심하게 된 순간은 일년 전처럼 즉흥적으로 찾아왔다.

금해정에 취재 갔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딱 한 개비만 남은 담배를 보고 ‘이걸 마지막으로 다시 끊어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마지막 담배를 음미하면서 근처에 있는 군 보건소로 향했다.

금연클리닉에 등록을 하고 흡연과 관련된 기본정보들을 기입한 뒤 금연상담사가 금연보조제와 비타민캔디를 챙겨준다. 금연보조제의 종류는 다양했다. 그런데 웃긴 건 니코틴패치는 니코틴이 함유돼 있어서, 담배모양의 보조제는 청소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청소년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품목이라고 한다. 대신에 허브향이 나는 평범한 모양의 청소년 전용 금연보조제가 따로 있었다. 담배는 너무도 쉽게 살 수 있는데 담배를 끊기 위해 필요한 도구는 법으로 제약해놓다니 과연 이 나라는 청소년의 금연에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비타민캔디를 먹으며 과연 ‘니코틴패치가 효과가 있을까? 담배모양의 보조제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 하며 설레는 마음을 안고 회사로 돌아왔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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