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간이 진저리나기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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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이 진저리나기 시작하다
  • 류창현 부산건우산악회장
  • 승인 2010.02.07 19:11
  • 호수 1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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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대 불교성지순례 (16) : 오대산 편

처음 찾아 간곳은 정과사이다. 호텔을 나와 계곡 안으로 난 도로를 따라 돌아 들어가면 우측 절벽 저 위에 6층탑이 아스라이 서 있다. 여기를 가기 위해서는 절벽을 20여m 뚫고 들어가 거기서부터 바위 속을 수직으로 30층 정도 높이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정과사가 보이는 산문 건너 쪽으로 나오게 된다. 정과사는 불교 법당과 도교 사묘가 함께 산재해 있는 곳이다.

처음 만나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12 등신불을 모신 법당이다. 절 내에는 당, 송, 원대에 성불이 된 불상이 있다. 이곳 바위굴에서 수행정진하다 등신불이 도신 스님들을 그 위에 진흙으로 생전의 모습으로 빚어 놓았다. 이 불상들은 성불한 사람의 몸에 진흙을 발라 미라로 만든 것으로 천년이 지났으나 그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진흙이 떨어져 안의 손가락 뼈, 발가락 뼈, 다리 뼈, 머리뼈 등이 노출되기도 하였으나 부분적으로 손을 보았다고 한다.

정과사를 나와서 산길을 따라 우리가 묵을 호텔 쪽으로 산등성이 돌라오면 천길 절벽 끝에 정자를 세워 놓았다. 오금이 저려 내려다보지도 못할 지경인데 어떻게 여기에 정자를 세웠는지, 탄복할 노릇이다. 내려오는 길은 절벽에 난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데 고소공포증인 있는 아내와 안사장님 사모님은 벽을 짚고 아래쪽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벌벌 기다시피 내려온다. 다 내려와서 올려다보아도 정말 아찔한 길이다.

계단 길을 다 내려와 왼쪽으로 돌면 운봉사가 나타난다. 운봉사 가기 전에 바위 절벽에 커다란 쇠사슬 몇 줄이 달려 있다. 절벽에 계단을 내는 공사를 하기 전에는 산꼭대기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스님들과 일부 관광객들이 이 쇠사슬을 타고 오르내렸다고 하는데 우리보고 가라고 하면 못할 같다.

운봉사는 라마교 사원으로서 제법규모가 있고 관광객이 하도 많이 찾아오니 법당 앞에서 스님들이 향을 들고 사라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누가 얘기 하던 중국 불교는 죽고 상술만 남았다는 말이 자꾸 귓가에 맴돈다. 그 옆에는 도교 사원이 줄지어있고 이 또한 불교사원과 다르지 않다. 이제 절간을 돌아보는 것도 진저리가 난다.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데 식당에서 물도 개인이 생수를 사 먹어야 한다. 녹차도 달라고 해야 못이기는 척 인상을 쓰며 갖다 준다. 조금 있으니 식당에서 확성기 소리가 요란하다 중국화 그림을 관광객들에게 팔고 있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 내내 소개를 하고 있어 정신이 없다. 한마디로 손님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장삿속만 챙기는 전대미문의 호텔이다.

그 와중에도 백주 몇 잔으로 화를 달래며 식사를 마치고 야간에 조명이 아름답다고 해서 구경을 나선다. 야경은 별로 볼 곳이 없고 건물의 외형을 따라 네온을 설치해 놓은 것이다. 한 바퀴 둘러보고 돌아와 피곤한 몸을 끈끈한 침대위에 뉘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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