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협약당사국총회 여수유치는 남해를 알리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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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협약당사국총회 여수유치는 남해를 알리는 기회
  • 남해타임즈
  • 승인 2010.02.26 11:26
  • 호수 1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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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추웠던 겨울방학, 집에만 있던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영화를 보러 가자며 귀여운 협박을 했다. 우리 모녀는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진주에서 아바타라는 영화를 보았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긴 시간 눈을 떼지 못하고 보는 딸아이가 마냥 신기했다. 어느 순간 나도 영화에 몰입했고 어느새 영화가 끝났지만 여운이 남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남해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흥분한 딸아이는 끝없이 재잘거렸다. “엄마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나쁜 짓이잖아요? 그리고 지구에도 자원이 많은데 왜 딴 별에 가서 뺏어 와요? 아껴 쓰면 되잖아요”
또렷하게 들리는 야무진 몇 마디의 물음은 엄마의 마음을 뿌듯하게 했다. 하지만 딸아이에게 먼 행성 판도라의 토착민을 죽이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간단하게 설명할 수는 없었다.
아바타라는 영화는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무서운 욕심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서구 물질문명이 자연을 지배할 때 그들은 자연과 원주민에게 엄청난 만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아바타 영화 속 인류가 판도라의 토착민에게 저지른 만행과도 너무나 일치하고 있다. 이는 거대 오염덩어리를 배출하고 있는 미국 내부에서도 자연에 대한 뼈아픈 자기반성과 비판의식이 대중 속에 꿈틀거리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에 대한 착취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와 지구 전체의 문제이다. 나는 미시적으로 남해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해도 개발도상국처럼 공장의 거대한 굴뚝에서 나오는 화학물질로 산과 바다를 뒤덮게 한다면 당장은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눈앞의 수익이 50년 뒤나 100년 뒤에 소중한 나의 후손들에게까지 지속가능할까하는 생각이 머리를 강하게 스친다.
하동화력, 삼천포화력, 광양제철, 남해화학, 순천, 여수까지 자연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서서히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그 가운데 남해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푸름과 아름다움을 지켜 나가고 있다. 남해인들은 지구별의 나비족이 되어 자연을 지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가천다랭이 해안. 물미해안, 앵강만, 몽돌 숲 바닷가의 시거리, 살아 숨 쉬는 갯벌, 청정해역에서 나오는 해산물, 해풍을 먹은 시금치, 마늘 등 이 모든 것이 명품관광의 초석이며 자연이 우리에게 준 귀한 선물들이다.
잘 보존된 자연은 훌륭한 관광상품이며 그것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정신이 바로 문화인 것이다. 그러므로 관광과 문화는 자연에서 파생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어머니의 존재와 같은 자연을 훼손하면 문화도 관광도 살아남지 못함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자연을 지키기 위해 2012년 기후협약당사국총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려고 한다.  이는 전 세계인들의 모임이다. 자연의 마지막 경고를 전 인류가 들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인이 한 곳에 모이는 것이다. 우리는 개발이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조상대대로 자연을 잘 보존해 왔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보물섬 남해는 대한민국의 보물섬이 아닌 전 세계인의 보물섬이다. 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통해 세계인에게 남해를 자랑스럽게 내보일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우리에게 온 것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서부경남과 동부전남이 여수엑스포와 연계해 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남해안에서 개최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세계의 수많은 NGO들에게 당당하게 보물섬 남해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리고 남해관광 산업에 큰 수익을 올려 우리가 염원하는 부자남해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목이 탄다. 2010년 2월 9일 여수시민회관에 모인 천명이 넘는 여수시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보는 순간, 남해의 삼십여명의 시민단체관계자들의 몸속에 남해인 특유의 승부 근성이 강하게 꿈틀거리고 있음을 나는 보았다.
김 미 숙
본지 독자위원·푸른남해21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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