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금산 보리암에 서면
여인네 두 손 모아 부처님께 기도하고
바위 속에 스님네도 고개 숙여 빌고 있네
허전한 마음을 달랬을까 무엇을 염원할까
남해 금산 보리암에 서면
한려해상 다도해가 발아래 잠기고
은빛 모래 해변은 추억 속에 묻히네
나무 잎새 모양 배들은 바다 속에 가물거려
남해 금산 보리암에 서면
부처 바위에는 원효대사가 관세음의 빛을 보고
토굴 바위에는 이성계가 건국기원 100일 기도하네
상사 바위에는 상사병 든 연인끼리 사랑을 노래해
남해 금산 보리암에 서면
구름 위의 봉화대는 연기 속에 용트림하고
석가탑 속의 신비는 아무도 모르게
삼천대천 세계를 광명으로 인도하네
남해 금산 보리암에 서면
점점이 떠 있는 섬 따라 아득한 수평선 바라보며
막거리 한 사발에 도토리묵 한 점이면
나 또한 신선이 되어 노니고 있네
남해 금산 보리암에 서면
안개 휘감은 정상에서 젖은 몸으로
바위 속 여인네를 찾아 헤매는
아련한 추억 속에 석양은 노을지네
남해 금산 보리암에 서면
속세를 잊은 듯 사랑도 잊은 듯
나 또한 돌부처가 된 듯
관음의 성지를 떠나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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