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우리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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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우리 가족입니다
  • 조현정(어린이책시민연대 남해지회)
  • 승인 2010.04.09 22:46
  • 호수 1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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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친구한테 빌려서 처음 읽을 때도 그랬는데 어젯밤에 아이에게 읽어 주면서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부모님이 연세가 드시고 또 내가 아이를 낳아 기르는 부모가 됐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일까요? 어릴때는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하고 창피해 하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고 아이를 낳아 길러 보니 그때 들었던 마음이나 행동들이 왜 그렇게 창피한지.

그러면서도 어머니를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할 때면 마음과는 다르게 여전한 퉁명스러움은 왜 고쳐지지 않는지.

글 속에 나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조금씩 부모님이 놀라지 않을 만큼 나를 바꿔가야 할 것 같습니다.

어느날 불쑥 나타나신 할머니. 길 담벼락에서 주무시기도 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잠자리를 설치게도 하시는 할머니.

식당일 하시랴 어린 아이들 돌보랴 늘 일손이 부족한 부모님을 더 바쁘게 하시는 할머니.

그런 할머니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던 아이도 할머니한테 버려졌지만 그래도 부모이기 때문에 정성껏 보살피고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키가 한뼘씩 커가듯 마음도 그렇게 커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작가 이혜란 씨 가족 이야기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돌보시는 부모님을 보며 자란 이혜란 씨는 마음에 품은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3년의 긴 세월을 보냈다고 하네요.

“할머니는 아빠 엄마니까, 사랑을 받지 못했어도 부몬데 우짤끼고” 라시며 묵묵히 보살피시는 이 글속의 아버지를 보며 여러 생각을 해 봤습니다. ‘내가 아버지라면 나를 버린 부모, 그것도 치매에 걸려 짐만 지우는 부모를 새삼스럽게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나를 지극히 사랑해 주시던 부모라도 잠시도 곁을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든다면 그 일을 감내할 수 있을까?’ 등. 아마 둘 다 감당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런 치매라든지 노인 요양 문제는 이미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국가 차원에서 같이 해결해야 할 국민 복지 문제가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낯설고 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여전히 노인 문제는 자식들의 몫이 크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런 일들을 떠나서 우리 바탕에 우선 가지고 있어야 할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잘 자라서 훌륭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모든 부모들이 같겠지요.

그렇게 키우려면 어찌 해야 할지.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대로 보고 따라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끔찍하게 잘하면서도 부모님들께는 이 형편 저 형편 따져지는게 우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이런 부모들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도 커서 어른이 되면 우리랑 똑같이 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게 되네요.

부모님께 안부 전화라도 자주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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