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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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북소리
  • 류영희 독일마을 주민
  • 승인 2010.04.22 17:56
  • 호수 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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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저녁, 남해 바닷가 문화체육센터에서 공간을 울리는 소리가 정신을 흔든다. 타악공연단의 사물놀이가 벌어졌다. 문화 남해를 꿈꾸는 외침인가. 서해를 향한 기원제인가.

막히고 가려진 온갖 것을 꿰뚫어 터뜨릴 듯, 북과 징의 소리 기세가 대단하다. 혼자의 소리가 아니다. 열 사람이 모여 화합이 되어 논다. 공연장 전체가 파장이 된다. 파장의 끝을 어림잡아 보다 웃어버렸다. 위도 아래도 없고 큰 울림 속에 너와 내가 달리 존재치 않는다. 그 힘에 이끌려 흥이 저절로 났다. 거침이 없음이다. 거침이 없음으로 해서 혼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닐까. 문득 드는 생각, '저 북소리라면 흐트러진 세상의 기운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지 않을까?'

저 소리라면 스러진 희망도 다시 일깨우고 침몰함 들도 바다위로 다시 떠오르게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온갖 울분도 삶의 피곤함도, 아픔도 모두 풀어 버리게 할 것 같다. 순수함으로 돌아오게 하며 퍼져 울리는 소리이다.

사람들이 쓰는 말, 문득 듣게 되는 말들을 돌아보아 다시 살펴보는 버릇이 있는데, 요즘 계속되는 봄추위에 차다는 '한(寒)'을 떠올리다 선거로 듣게 되는 정당이름과 맞물려 생각이 갔다. 어떤 의미의 한으로 생각한 걸까, 크다는 한, 대한의 한, 하나라는 한…?

오랫동안 우리의 정서라고 일제에 의해 세뇌되어온 한스럽다, 한이 된다는 한도 있다. 가만 알아보려하나 혼자서는 그 의미를 알아내지 못하였다. 그 본 의미를 쉽게 헤아려 알 수 없음이 안타까워졌다. 자연히 다른 정당들의 이름들도 떠 올려 보며, 아는 범위 내에서 그 이름과 걸맞음을 헤아리려 했는데 곧 그만 두었다. 안개 속에 길을 찾는 것처럼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모든 이름의 본뜻이 많은 이들의 깊은 사려 속에 채택되었을 텐데…

그러나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출마자들과 악수를 나누게 되며 느낀 것은 '하나같이 뜻도 열정도 기운도 남다른 분들이다'라는 것이다.

소속 정당이 다르거나 무소속으로, 각 출마자들의 출발점과 목적지는 달라도 지역인들을 위해 일하여야 하는 책임자로 설 분들이라는 것은 같다.

사람이 갖는 뜻은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안고 있는 기운은 태어나며 받고 자라며 가꾸는 것이나, 사람의 열정은 순수함에서만 피어난다고 알고 있다. 이 분들의 뜻이 자신들의 깊은 뜻을 펼침이요, 품고 있는 기운들이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했으면 좋겠고, 또한 이 분들의 열정이 사물놀이처럼 거침없음으로 사회가 정화되고 지역 사람들이 탄탄히 일어서는데 일조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막힘없는 북소리의 그 울림이 여기 저기, 오랫동안 남해를 울리며 생기를 더욱 돋우었으면 하는 바램을 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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