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시장의 번화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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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장의 번화를 꿈꾸며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0.04.22 20:54
  • 호수 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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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제안릴레이 10

■시장의 현실

남해전통시장은 행정의 지원으로 주차장시설과 판매시설현대화 등으로 하드웨어(시설)는 끊임없이 개선되고 있지만 정작 그것을 이용해 즐길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하다.

때때로 시장에서 축제가 열리기도 하지만 단지 지역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노래자랑에 참가해 노래하고 풍물놀이를 구경하는 것 뿐, 시장이나 남해를 상징하는 특색도 없고 끝나면 여운도 남지 않아 소모적인 느낌만 준다.

남해전통시장이 남해의 대표관광코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생각해본 바를 제안을 해본다.

 ■상품보다는 음식이 먼저

 당장의 아침찬거리나 생필품을 필요로 하지 않는 관광객의 입장에서 살 것도 먹을 것도 즐길 것도 없는 남해전통시장은 그냥 지나가는 통로일 뿐이다.

설령 시장에 눈길을 끄는 뭔가가 있다 해도 여행 온 마당에 짐을 늘리는 쇼핑을 즐기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맛있는 먹을거리가 있다면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연다. 뱃속에 담는 쇼핑은 힘든 일이 아니라 더 즐거운 여행을 위해 힘내는 일이기 때문이고 여행의 묘미는 그 지역의 맛을 즐기는데도 있으니까.

 ■상품판매, 희망은 있다

 무거운 짐이 싫은 관광객을 위해서 시장내에 택배접수센터를 만들어 시장에서 산 물건을 택배로 보내게 하면 된다. 그리고 시장 곳곳에 시장택배접수센터 안내표지판을 설치하면 짐에 대한 부담없이 쇼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택배접수센터에서는 매일 꾸준히 대량발송을 하게 되니 배송단가도 저렴해 관광객들의 비용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택배비용을 물고서라도 사고 싶을 만큼의 품질이나 가격경쟁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특산물판매코너조차도 없고 관광객이 살만한 물건을 찾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자리 이동이 필요하다

 먹을거리를 통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붙들기 위해서는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해야 한다. 현재도 시장에서 회를 썰어 각종 야채와 쌈장 등과 함께 포장판매하고 있지만 남해전통시장을 모르는 관광객이 이를 즐길 수 있을 리 만무하다. 먹는 일마저 시장 안에서 이뤄져야 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를 보고 군침을 흘리며 지갑을 꺼내게 될 것이 아닌가.

그러기 위해서는 활어의 판매장과 냄새로 거북함을 주는 건어물판매장을 구분하고 시장에서 산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광장이 필요하다.

 

■광장은 심심하지 않게

 끼리끼리 앉아 군것질을 즐길 수 있는 광장이 있고, 이동식 연탄통과 석쇠 따위도 대여할 수 있다면 친구나 연인과 함께 전어나 볼락, 조개, 소라, 게, 새우, 각굴 등의 해산물을 구워먹을 수도 있을 것이고, 지나가던 사람들을 군침돌게 하며 홍보까지 해주게 될 것이다.

또한 광장 한켠 벽면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평소에는 남해의 절경이나 해당시기의 볼거리를 홍보하고 스포츠시즌에는 축구나 야구 등의 스포츠경기를 방영한다면 시장에서 음식을 사먹으며 응원하는 문화도 생길 것이다. 거기다 테마를 더해 하트모양의 광장이라면 보물섬사랑, 고향사랑, 연인사랑 등을 주제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쉽고 그 자체로도 하나의 상징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럴만한 공간이 없다면 시장 중앙로에 육교형태의 공중광장을 만들수도 있고, 녹색성장기조에 맞춰 시장옥상에 정원을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장을 복합체험장으로

 남해전통시장에서 열리는 축제에는 남해만의 문화와 정서가 담겨있어야 한다. 진짜 시장축제는 남해의 특산물을 통해 남해인의 향토문화를 보여주는 것이어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

남해전통시장에는 마늘, 매실, 유자, 전어, 바지락, 조개, 각굴 등 계절을 가리지 않고 연중 다양한 특산물이 나온다. 이런 특산물을 이용해 시장광장에 계량기나 칼, 도마 따위를 구비해놓고 봄에는 매실액기스를 담는 체험축제를 열고 늦가을에는 유자청이나 모과차를 만드는 체험축제를 연다면 관광객들은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매실과 매실을 담을 용기와 설탕을 사 가족과 함께 시장 광장에서 액기스를 담는 체험을 즐길 것이다. 이외에도 남해에서 나는 다양한 과실로 술을 담그는 체험축제도 마련한다면 시장경제에 큰 시너지효과를 줄 수 있다.

또한 여름철 우기에 남해를 찾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해물파전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다면 많은 관광객들이 남해시장에서 빗소리와 함께 그 나름의 운치를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해물파전만 먹고 가지도 않을 것이다.

 ■상점마다 특색과 경쟁력 갖춰야

 현재의 시장은 노령화되고 있는 남해의 모습을 닮아가는 듯하다. 이런 흐름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인들부터 의지를 갖고 어떻게 하면 관광객들이 많이 오고 어떤 음식과 어떤 상품이 잘 팔릴지 끊임없이 공부하며 변해야 한다.

옷가게 주인은 남해군민들 패션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마음이어야 하고, 식당주인은 맛과 냄새로 천리밖 손님도 유혹하겠다는 마음이어야 한다.

또한 창의성도 필요하다. 일본의 유명한 게요리전문점의 경우 움직이는 모형게를 간판으로 사용하는데 관광객들이 가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보니 더 유명해진 사례도 있다.

남해시장도 상점 곳곳에 창의적인 간판과 시선을 끌만한 상호명을 걸어 홍보효과를 노려봄직하다. 아울러 남해의 맛과 향이 가득한 해초비빔밥과 산채비빔밥을 파는 비빔밥 전문점이나 남해시장의 모든 것을 건더기로 넣어 직접 끓여먹을 수 있는 라면가게 등 다양한 테마의 식당을 연다면 남해시장의 명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시장 내 어느 한곳의 명물가게나 맛집이 알려진다면 유동인구의 증가로 그 가게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로도 도움이 될 것이므로 상인들 스스로도 경쟁력을 갖추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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