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태어난 나의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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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태어난 나의 아기
  • 남해타임즈
  • 승인 2010.06.04 16:58
  • 호수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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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홍 연
(32·삼동 봉화)

지난달 29일 열렸던 제3회 세계인의 날 기념식 겸 제5회 다문화가족 어울림 한마당에서 결혼이민여성을 대상으로 한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란홍연 씨의 수기를 이 지면에 담아본다. <편집자 주>

한국에 온지도 벌써 6년이 되어갑니다.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재미있는 점도 있고 힘든 점도 많았습니다.
2000년 중국 청도 고향에서 저는 친구의 소개를 받고 남편회사에 들어갔어요. 회사가 집 근처라서 출퇴근이 참 편리했어요.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아 참 멋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친구한테 멋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그 당시 이 남자가 내 남편이 된다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몇 년 동안 기쁜 일 어려운 일들을 함께 겪으면서 점점 정이 들었고,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었어요.
2004년 남편과 저는 중국에서 혼인 신고를 하고 한국으로 와서 8월달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3년동안 한국과 중국을 왔다갔다하면서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들 속에서도 이전의 유산 때문에 임신이 힘들었어요.
제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서울에 있는 시누이가 별 문제없으면 한번만에 임신이 가능하다고 고생하지 말고 시험관 아기를 시술해 보자고 했습니다. 시누이의 말을 듣고 서울로 올라가 두달 정도 지내면서 병원에서 진찰받고 시술을 시작했어요.
한달동안 매일 같은시간 지하철을 타고 병원에 가서 배위에 주사를 맞고 피검사, 정밀검사, 초음파검사를 받았어요.
3~4일에 한번씩 피검사를 하는 것, 매일 배에 주사를 맞는 것, 지금 생각해도 그때 내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천만다행으로 첫 번째 시술에 성공했다는 간호사의 전화를 받고 시누이랑 한참을 울었어요. 그동안 마음 고생한 것, 몸이 아프고 힘들었던 것들이 일순간 다 잊어졌어요.
아! 내 뱃속에 아이가 생겼어요. 내 아기, 내 소중한 아기가 생겼어요.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해요.
그후 한달동안 배에 주사를 더 맞았어요. 우리 아기를 위해서...
이제는 하루하루가 행복한 일이 되었어요. 임신 10개월이 저에겐 생애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임신 7개월 때는 중국 집에도 갔다오고, 베이징 여행도 가고 만리장성도 갔어요.
아마 임신 7개월 된 임산부 중에서 만리장성을 걸어올라간 사람은 제가 처음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 높은 곳에 걸어올라간 제가 대단하기도 하고 참 행복하기도 했어요.
한국에 돌아와 제 소중한 아기를 위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남편이 중국어를 잘하기 때문에 저는 한국어를 잘 말하지 못했어요. 아기를 위해 한국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책도 많이 읽고 음악도 많이 들었어요.
2008년 7월, 우리의 소중한 미진이가 태어났어요. 정말 기뻤어요. 아기를 키우는 일이 익숙하지도 않고 힘들지만 한국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열심히 키우고 있어요. 벌써 3살이 된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기. 우리 아기와 가족을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잘 살 것입니다.
사랑해 미진아. 사랑해요 여보. 사랑해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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