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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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 남해타임즈
  • 승인 2010.06.04 17:00
  • 호수 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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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영 희
(독일마을 주민)

마음을 달래려 친구를 찾아
함께 산길을 내려간다.
땅속으로 스며든 빗물이 지상으로 솟구쳐 올라와
길옆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맑고 곱다.
아름다이 생의 소리를 새벽이면 들려주는 새들은
벌써 휴식에 들었는가
봉화 산등성이 위 석양이 마을 보호수와 어울릴 때,
마음이 날개를 탔다.
삶의 이야기로 가슴이 품은 기억들
그 속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인사를 하며
흐르는 물소리에 실려 와 흐르듯 다시 가고
지혜로운 친구가 차분히 삶을 얘기하는 데로 마음을 돌리니
풀린 내 설움이 땅을 가리킨다.
친구가 가꾼 꽃모종들이
빨간 새 땅에서
몸을 움츠리고 있다.
내일에도, 또 그 다음 내일에도
나는 클 거라고, 커 있을 거라고
기운을 모으고 있다.
이 산길에서 불도저를 바라보던
작년 그 작은 공룡도
산 속 어딘가에서
크는 꿈을 꾸고 있을까
비에 씻긴 남해도 봉화마을 고갯길에
나도 꿈을 뿌려본다.
내 가슴 속으로
꿈을 심어 놓는다.
201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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