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초년생 아내의 선거 일기 - 독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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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초년생 아내의 선거 일기 - 독자기고
  • 남해타임즈
  • 승인 2010.06.24 14:13
  • 호수 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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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경 례
남해군의원선거 나선거구
이주홍 당선자의 아내

샛노란 유채꽃과 백설의 벚꽃이 환상적으로 아름답던 봄이 눈이 시리도록 청아한 푸른 잎으로 옷을 바꿔 입은 여름이 되기까지, 남편은 73일이라는 긴 여정의 선거운동을 끝내고 군의원이라는 배지를 단 정치인이 됐다.

남편은 10여년 전 남해를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고 타향살이를 정리하고 귀향을 했다. 신혼 때부터 자신은 자기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지역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정치인이 되리라고 서슴없이 말하곤 했지만 안정된 직장과 두 아이의 아빠가 된 가장의 책무가 그리 가볍지 않다 여겼기에 홀로 훌쩍 떠나는 남편이 무척이나 섭섭하고 야속했다.

울산에 살면서도 남해와 관련된 행사는 다 참석을 하고 늘 마음이 고향을 향했기에 어쩌면 남편은 남해를 떠난 적이 없는 남해사람이었던 것 같다.
3번의 군수선거 경선에서 패배를 하고 깨끗한 승복으로 물러앉은 남편이 군의원으로 출마를 한다고 했을 때, 끝까지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남편이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고현면, 설천면이 지역구가 되는 남해군 나선거구 군의원! 다섯명의 후보 가운데 두명이 당선되는 중선거구제는 쉬운 듯했지만 본선으로 갈수록 치열해지고 악성 루머가 횡행하는 등 여느 선거에서나 볼 수 있는 혼탁하고 어두운 면들이 드러나서 마음고생이 참으로 컸었다.

그래도 끝까지 남편을 믿어주고 지지해준 고현면, 설천면 유권자들과 친구들, 선후배들, 동네분들 모두가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경로당에 편히 쉬려고 누우셨다가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서 인사드린다고 괴롭혀도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덕담을 해주시며 격려해주신 어머님, 아버님들. 조개가 가득한 바리를 들어줘서 ‘너무 고맙네 고맙네’ 연신 인사를 하시며 이름을 물어보시고 ‘꼭 찍어주마’ 약속해 주시던 어르신들.

마늘종 빼려다 되려 마늘마저 망쳐놓아 쩔쩔매는 나에게 ‘아이구 길게 잘 뺐네’ 하시며 웃어주시던 분들. 마늘을 캐서 말리고 자르고 거두어들이는 분주한 몸놀림으로 하루가 바쁜 분들 옆에 쪼그리고 앉아 도와달라 애걸(?)하는 모습을 더 안타깝게 여기시며 걱정말라시던 분들.
본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자신의 생업을 접다시피하고 남편을 위해 발 벗고 나서 전화로 호소하고 마늘밭으로 자원봉사를 다녀주시고 떡이며 과일, 음료수 등 간식까지 챙겨주시며 애써주신 한분 한분들의 모습과 그들이 사랑이 지금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주홍아~ 아침은 먹고 가야지~’ ‘어머니~ 밥먹을 시간 없어요~’라는 로고송이 너무 좋다고 인사를 드리면 먼저 ‘주홍아~’를 선창해주시던 고마운 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남편은 당선이 됐다.
이제 7월 1일이면 제5대 지방의회 회기가 시작된다. 정치초년생이 된 남편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면민들과 군정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면서 믿고 지지해준 분들과 상대편 후보를 지지했기에 우리로 하여금 더욱 분발하고 노력하게 만들어주신 상대쪽의 유권자 모두를 아우르며 지역 발전에 헌신하는 군의원이 되기를 소망한다.

면민들의 대소사에 얼굴 도장 찍기 급급하고 인기 영합적인 정치꾼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연구하는 전문성을 가진 군의원으로, 부지런히 면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약하고 어려운 소외계층의 대변인이 돼서 군민의 세금이 아깝지 않은 군의원이 되길 바란다.
또 현실적으로 시급하고 실행 가능한 선거공약은 빠르게 이행을 하고 실현이 어려운 공약들은 겸허히 재수정을 해 약속을 지키는 정직한 일꾼이 됐으면 한다.

끝으로 다시 한번 고현면민, 설천면민 여러분들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지면으로나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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