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총각, 전국 도약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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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총각, 전국 도약을 꿈꾼다
  • 김종욱 기자
  • 승인 2010.08.13 13:31
  • 호수 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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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최초 유자엑기스 ‘유자연인’ 개발해

유자의 연인, 서화일 씨 이야기

군 최초 유자엑기스 ‘유자연인’ 개발해
남해유자 널리 알려 옛 명성 되찾을 것

남해는 예로부터 유자와 비자, 치자가 많아 3자도라 불리기도 했다. 그중 가장 유명하다고 꼽을 수 있는 것은 역시 남해유자. 수십년 전 아들 한명 대학 보내기 힘들었던 시절에도 유자나무 한그루면 자식들 모두 대학에 보낼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남해유자의 명성은 전국에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점차 세월이 흐르면서 남해유자의 명성은 중국산 수입 유자와 값싼 접목 유자 등으로 설자리를 잃어갔으며 다른 지역 유자가 남해유자로 둔갑해 팔리는 일까지 발생했다. 유자의 황금기가 모두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예전의 남해유자 명성을 되살리고자 5년 전 고향으로 귀향한 청년이 있다. 그는 바로 서면 회룡의 서화일(37) 씨.
부모님의 유자농장에서 일을 도우며 자란 서 씨는 유자와 각별한 친구 사이다. 유자농사에 뜻이 있던 부모님이 아들이 낳을 당시부터 농사를 시작해 어릴적부터 자연스레 유자나무를 돌보며 커온 것이다.
대학 졸업 후 부산에 터전을 잡고 생활하던 서화일 씨는 고향마을의 유자향기를 잊지 못하고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돕자는 생각에 10년이 넘던 부산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의 아버지는 서면유자작목반을 만들었던 유자 전문가 서상권(63) 씨다. 아버지와 함께 남해유자를 재배하고 남해유자를 전국 최고로 만들겠다는 아들이 얼마나 기특했을지는 두말할 나위 없다.
서화일 씨는 어느곳의 유자를 봐도 예전 남해유자만큼 맛있는 유자는 없다고 한다. 한번 맛보면 다른 유자는 맛이 없어 먹지 못할 정도가 된다는 남해유자를 전국에 알릴 수만 있다면 남해유자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 비결은 바로 나무에 있단다. 대부분의 지역처럼 접목으로 나무를 재배하지 않고 씨를 심어 키운 실생목을 쓴다는 것. 접목으로 유자나무를 키우는 방식은 7년이면 첫 수확이 가능한데다 병충해가 없어 타 지역에서는 대부분 접목으로 유자를 키운다. 하지만 남해유자는 실생목으로 첫 수확까지 20년이 넘게 걸리고 병충해도 많아 관리가 힘들지만 그 맛은 접목나무에 비할바가 아니라고.

명성은 사라졌지만 전국에서 제일가는 유자를 비기로 서화일 씨의 유자살리기 사업이 첫발을 내딛었다. 아버지는 40여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유자 생산에 전념했고, 아들은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판매전략을 세우고 실질적인 수익 창출에 나선 것이다.

서화일 씨는 남해유자의 부가가치는 1차 생산품이 아닌 2차 가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제품개발에 몰두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아버지와 이웃들은 물론 경상대 창업보육센터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5년동안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올해 초 탄생했다. 그것은 바로 남해 최초의 유자액기스 ‘유자연인’이다. ‘유자의 연인’이자 ‘유(You) 자연인’을 표방한 ‘유자연인’은 남해유자 특유의 달콤한 향과 새콤달콤한 맛을 그대로 담았다.

물론 이러한 제품을 개인의 이득에만 사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남해유자를 전국 최고의 유자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선 서면지역 8개 농가 11명과 함께 ‘새남해영농조합법인’을 만든 것이다.

화일 씨는 ‘유자연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단지 개인의 유자를 판매하기 위한 것이 아닌, 남해의 유자를 전국에 알릴 첫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유자연인’의 평은 나쁘지 않다. 아니 홍보를 하지 않은 상태임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예상 외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입소문을 타고 소량이지만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고 있으며 한번 맛을 보고 단골이 돼버린 손님도 있다. 또 NIF에 참여하는 동국대 강춘애 교수는 오는 14일 120여명의 연기자가 남해를 찾는다며 스스로 홍보해주겠다고 하기도 했다.

서화일 씨의 꿈은 하나다. 그것은 바로 남해유자의 부흥이다. 남해유자를 예전만큼 전국에 널리 알려 군내에 새로운 활력사업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농가 소득을 올리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는 것보다 이미 군내에 만연한 유자나무를 살리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단 그 꿈을 위해서는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규격화된 공장설비와 물류설비다. 유자상품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다고 할지라도 현재의 가내수공업 형태로는 수요만큼 공급이 뒷받침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남해유자가 옛 명성을 되살릴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할 이유도 없다. 열정을 갖고 노력하면 그 꿈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남해의 전통을 살리고 남해의 명맥을 잇는다는 그 패기와 용기, 꿈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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