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고향, 찾고 싶은 남해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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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고향, 찾고 싶은 남해가 되었으면…
  • 박성원
  • 승인 2010.08.23 14:33
  • 호수 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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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중 가장 즐거운 계절은 누구에게나 여름 휴가철일 것이다.
무더운 여름 고생을 사서 한다고들 하지만 도시의 찌든 때를 벗기고 한 순간의 즐거움을 맛보기위해, 휴양지를 찾고 고향을 찾게 될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가족들은 텐트와 모기장을 싣고 고향을 찾았다.
첫째날. 작년의 풍성했던 해산물 채취를 생각하며 바다로 향했으나 조수의 간만 차이는 거짓이 없었다. 물때가 12물이라 오후 늦은 시각에 그래도 물이 조금은 빠질 줄 알았는데 해산물 수확은 전혀 할 수가 없었다.

바닷물에 몸을 적시며 시원함을 만족으로 하고, 남산 밑 민물로 향하여 피리 망에 새우와 된장을 넣은 그물망을 사람보다 먼저 입수시켰다.
아이들도 하나 둘씩 물놀이 기구를 태워 물위에 뛰워 놓고 뒤이어 물속에 들어가니 다슬기와 논고동이 어서 오라는 듯 여기 저기 보이는 것이 아닌가!

준비해간 마늘 망사에 하나 둘씩 잡아넣으며, 아이들과 거리가 멀어져 가고 있을 때 손녀가 “할아버지는 혼자 멀리서 뭐 하는 거냐?” 며 이리 와서 함께 물놀이를 하잔다. 그래도 못들은 체 다슬기를 잡고 있는데 참게가 물 가장자리에 있다가 나를 보고 놀라, 물속으로 도망가는 것을 재빨리 잡았다.
작년에는 누군가가 그물망 4개를 던져놓아 속에 있던 참게를 가져와 맛있는 참게 탕을 하였는데 올해는 그물망이 없는 대신 참게가 기어 다닌다.

 논 고동은 전체 하천에 서식 하는 것이 아니라 둑 너머 논에서 흘러나오는물꼬 근처에만 있는 것을 보니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위해 제초제 대신 논 고동을 넣은 것이 하나 둘씩 논두렁을 탈출하여 하천으로 들어온 모양이다.

얼마를 지나 반 망사정도 잡았을 때 딸아이가 “아빠 여기 장어가 있어요”하기에 가 보았더니, 한참 만에 엄지발가락 크기의 장어 머리가 바위 밑에서 쑥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 버렸다.
생태계보전을 위해 몇년 전부터 참게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으나 낮인데도 장어가 사람의 육안으로 확인 되는 것을 보니 그만큼 물이 좋아지고 담수어의 개체수가 증가하였다는 증거이며, 보존이 잘 되고 있다는 사실인 것 같다.

물속에 들어온 시간이 제법 흘러 아이들이 춥다기에 손녀를 등에 태우고 물속 깊은 곳으로 한바퀴 수영을 하고 내일을 기약하며 철수를 하였다.
저녁 식사 후 밤낚시를 하기위해 남해읍과 서상의 낚시점을 모두 들렀으나 갯지렁이는 동이 나고 새우 밖에 없었다.

얼마나 많은 외지인이 남해를 왔으면 미끼가 떨어졌을까? 하는 수 없이 새우 미끼로 방파제에서 밤낚시를 하여도 전갱이 새끼 등 잔챙이만 설칠 뿐 철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
둘째날. 새벽 일찍 상남 방파제를 찾았으나, 낚시가 물에 닿는가 싶으면 잔챙이가 미끼를 빼앗아 버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향했다.

아침 식후 딸 내외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하천으로 가게하고 나는 밭에서 매실나무 전정과 삼백초를 수확하고, 초봄에 심은 야콘이 많이 성장해 있는 것을 보니 뿌린 만큼 거둔다는 옛말을 실감케 한다.
더위에 못 이겨 밭 밑에 있는 작은 개울에 내려가 발을 담그며, 주위를 들러보니 굵은 다슬기도 많았고, 몇 군데의 참게 굴을 보고는 군침을 삼키며 집으로 돌아와 마루 천정에 매달아둔 참게낚싯대에 미끼를 준비하여 참게 잡이에 나섰다.

미리 보아둔 참게 굴에 낚싯대가 들어가니 우두둑 거린다. 차례로 여섯 마리를 낚아 내고나니 더 이상 서식지가 보이지 않아 이번에는 다슬기를 잡았다.
시골의 맑은 물에 제멋대로 나뒹구는 이 좋은 생물을! 휴가철이 아니면 맛볼 수도 없을 것이다. 고향이 있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가족이 있기에 고향을 찾게 될 것이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고향의 특산물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노오랗게 익어 향기를 뿜어내는 남해의 특산물 유자! 이제는 자취를 감춘 것 같다.
지금은 전남의 고흥과 완도·거제도의 유자가 더욱 판을 치고 수확기가 되면 남해대교를 거쳐 하룻밤 사이 비닐봉지에 담은 남해 유자로 둔갑을 한다는 것이다.

대학나무라던 과피가 두껍고, 향이 짙은 재래종 남해 유자! 지난 언젠가 군수님께 ‘일련번호가 부착된 특산물 박스를 제작하여 그곳에 담긴 유자만이 남해유자라’ 는 홍보를 하도록 건의를 하였으나 무소식이 되었으며 치자도 마찬가지로 사양길에 접어든지 가 옛날이다.

청소년 4-H 시절, 밭 언덕과 도로변에 치자를 심어 수확을 많이도 하였는데… 지금은 부산집의 대문위에 치자를 심어, 6월이면 하얗게 피어나는 치자꽃과 가을이면 노란 치자를 수확하여 사돈네 집에도 보낸다.
노란 색소로는 최고의 치자가 아니던가! 고향을 자주 찾을 수 있도록 옛것을 되살리는 방법은 없을까?
무엇보다 젊은 사람이 북적이는 농촌이 되어야 할 텐데…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제주도의 밀감이 아닌 고향 남해가 밀감 주산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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